어머니의 마음으로 수놓은 '한 땀 한 땀'
어머니의 마음으로 수놓은 '한 땀 한 땀'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9.06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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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엽씨 섬유전… '시집가는 날' 주제로 열려
형형색색 자연의 고운 빛으로 물들인 천에다 딸아이 시집보내는 어머니의 정성이 한 올 한 올 수놓아진 혼례품은 화사하면서도 은은한 빛을 담아낸다. 새롭게 둥지를 트는 딸아이가 사랑받게 해달라는 어머니의 기원은 자연의 빛깔처럼 따스하다.

'시집가는 날'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명엽씨의 섬유전에는 이런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다. 시집가는 날 곱게 차려입는 한복과 이바지 음식을 싸는 보자기, 첫날밤을 치를 이불과 베개 등은 알록달록 빛깔로 드러내는 새색시 마음처럼 설렘으로 가득하다.

3년 전부터 천연염색을 배우기 시작해 자연에서 얻은 소재로 염색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이명엽씨는 "텃밭에 심은 쪽으로 염색을 하고, 하늘빛 고운 천에다 홍두깨질과 다듬이질로 천을 다듬고,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며 네명의 딸을 시집보낸 친정어머니의 마음과 이제 딸을 시집보내며 어머니가 된 마음을 천에 물들이고 싶었다"며 "전시 작품들은 추억을 되살리는 것들이다"고 한다.

자연의 빛깔이 옮겨온 전시장은 화사하다. 들에서 자라는 쑥에서 짙은 녹색을 추출해 천에 담고, 노란 치자빛 고움이 하얀 천을 물들이는 자연의 색은 다른 어느것보다 은은함과 깊이를 드러내며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고운 빛깔을 아름답게 만들고 작품으로 구성한다는 점이 천연염색이 주는 매력"이라는 작가는 "식물성 염료를 사용해 얻어내는 아름다운 빛깔은 환상적"이라고 들려줬다.

현대 사회의 흐름 속에 여성들의 혼수품도 많이 달라졌지만, 옛 여인들은 시집가는 날 어떤 것을 혼수품으로 갖고 갔는지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되고 있다. 전시는 오는 9일까지 청주 한국공예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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