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7 … 코로나에 올해도 응원전 `실종'
수능 D-7 … 코로나에 올해도 응원전 `실종'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11.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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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 시험 당일 재학생 응원행사 금지 안내
3년 연속 자취 감춰 … 일부선 사라지는 문화 섭섭함도
학부모 “후배들 응원 없지만 온가족 출동 주먹인사”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후 맞는 첫 수능이지만 올해도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시험장 앞 수험생 응원전 없는 조용한 수능이 될 전망이다. 교육당국이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날인 만큼 코로나19 확산방지을 위해 수능 당일이면 일상처럼 이어져 온 단체 응원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충북교육청은 9일 정부에서 이달 3일부터 수능이 치러지는 17일까지를 수능 자율방역 실천주간으로 정함에 따라 수험생에 대한 자율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시험 당일 재학생들의 응원행사를 금지하도록 각 학교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수능 사흘 전인 14~16일 도내 모든 고등학교 수업은 수험생의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원격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수능이 처러지는 학교 앞 응원전은 3년 연속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해마다 수능일이면 시험장 학교 앞에는 후배들이 시험을 보는 선배들에게 간식과 따뜻한 차를 나눠주고 응원의 함성을 지르며 응원하는 장면이 연출되곤 했다. 응원 대신 고요함과 적막감 가득한 수능일 아침 표정이 당연해진 요즘과는 다른 모습이다.

수능 응원이 멈춘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2020년 수능 응원을 금지했다. 지난해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응원전이 금지되진 않았지만,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으로 교육당국에서 응원 자제를 요청해 조용하게 지나간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좋든 싫든 우리네 수능일 풍경 한가운데를 차지해 온 단체 응원 문화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섭섭함도 묻어 나온다.

영하권 한파에도 아랑곳없이 응원 명당을 찾아 새벽부터 자리를 지키며 선배들을 향해 열렬한 응원을 펼치던 장면은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새삼 미소가 번지게 할 만한 기억이었던 탓이다. 코로나19의 수능 풍경이 익숙해짐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생기는 이유다.

청주의 한 고등학교 수험생 장모양은 “지난 2019년 세살터울의 언니를 수능 시험일에 부모님과 함께 시험장에 데려다줄때 학교 앞은 그야말로 축제장이었는데 막상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난 이후에는 그런 모습이 없어져 뭔가 허전했다”며 “내가 수험생이 된 올해도 후배들의 응원이 없다고 하니 더 서운하다”고 말했다.

결국 가족들의 끈끈한 격려가 후배들의 응원전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 임모씨(청주시)는 “선후배들의 격렬한 응원속에 학력고사를 보던 내모습이 떠올라 2년전 큰 딸이 조용하게 수능을 보러가는게 당황스러웠는데 둘째 딸도 결국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며 “후배들의 응원은 없지만 온 가족이 출동해 주먹인사로라도 작은 딸을 응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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