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서 대규모 기와건물 계획단지 발견
부여서 대규모 기와건물 계획단지 발견
  • 김중식 기자
  • 승인 2022.11.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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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지산 유적 9차 발굴조사 … 도로·초석 건물터 등 확인
부여군 화산지 유적 전경. /부여군 제공
부여군 화산지 유적 전경. /부여군 제공

 

백제 사비기 이궁(離宮)터인 화지산유적 서사면 중턱에 대규모 대지를 조성한 뒤 다수 기와건물을 계획적으로 조성한 흔적이 확인됐다.

9일 부여군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과 함께 추진 중인 `부여 화지산유적 9차 발굴조사'를 통해서다.

부여 궁남지 동쪽에 위치하는 부여 화지산유적은 연회 장소인 망해정(望海亭)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삼국사기'엔 무왕과 의자왕이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이 있다.

화지산 유적은 백제 사비도성 내부의 중요 국가시설물 유적으로 알려져 왔다. 198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어정(御井)이라 불리는 팔각 우물과 기와를 얹은 초석 건물터, 도로 등이 다수 확인되면서다.

이번 조사에선 화지산 서향사면 일원에 배치된 핵심 건물터의 전체 규모와 축조 양상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건물 축조방식을 살펴보면 경사면을 절토해 대지를 조성한 뒤 크게 두 단계에 걸쳐 계획적으로 건물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1단계에서는 굴립주(掘立柱)와 벽주(壁柱) 건물지가 조성됐다.

굴립주는 기둥 밑동을 땅속에 박에 세우는 방식이고, 벽주는 외곽에 벽을 돌린 형태로 벽사이에 기둥을 세우는 방식을 말한다.

2단계에선 굴립주와 벽주건물지를 폐기한 뒤 흙을 돋워 쌓아 부지를 정비하고 초석 건물지를 조성했다. 초석 건물지 5동에선 원형·장방형 초석을 사용한 점이 확인됐고 일부 건물지에선 와적기단(瓦積基壇)도 파악됐다.

대규모 수혈식 빙고도 밝혀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백제시대 빙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기와 건물지를 비롯한 다양한 유구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일 수 있는 인력 동원 수준을 가늠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로 풀이된다.

/부여 김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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