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통이 터진다
울화통이 터진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10.25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새 정부가 출범한지 겨우 5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정치권의 밑도 끝도 없는 정쟁으로 국민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대선 이후 여야 정치권은 사사건건 부딪혀 왔다. 민생을 위한 정책보다는 당리당략만을 앞세워 왔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 핵 위협 등 각종 안보 위기에도 아전인수식 정쟁만 벌여왔다.

이 같은 정치권의 정쟁은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극심한 대치상황을 벌였던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을 서울 한복판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최근 6년 만에 광화문 광장 일대에 다시 집결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또다시 혼란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보수진영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단체가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수사를 외쳤고, 진보진영은 촛불전환행동 등의 단체가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어 윤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등의 특검을 주장했다.

각 진영에는 늘 그랬듯이 여야 국회의원들이 가세해 시위를 종용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불안한 경제를 바로잡고 국민 통합을 이끄는데 혼신을 다해도 시원치 않을 여야 국회의원들이 되레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지난 4일부터 20일 간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민생을 위한 정책 논의나 감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국민들은 불경기로 쓰러져 가는데 자당 이익만을 위한 헛소리와 헛발질만 있었다.

국민을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자당 우두머리를 지키기 위해 혈안된 모습만 있었다. 국회의원의 품위라고는 온데 간 데 없고 시전잡배들에게나 들을 법한 막말과 고성만 있었다. 한마디로 정치는 없었고 당리당략만 있었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대한민국 의정사야 늘 그래왔다 치더라도 임기 6개월도 채 안 된 대통령마저도 국정운영의 기본 정치철학인 `대화와 협치', `국민통합'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국정을 펼치고자 한다면 여야가 벼랑 끝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내기 위한 리더십이 중요함에도 작금의 대통령은 현실보다 과거에 더 몰두하고 있고 편 가르기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이 혹시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아니고 자신을 지지하는 보수진영만의 대통령으로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이 곧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의 척도라는 말이 있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정치수준은 권력에만 눈이 멀고 부정부패가 판치고 내로남불이 난무하고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분열만 조장하는 후진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대한민국 국민은 예외다.

대한민국 국민은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을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이 땅에 뿌리 내린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선진국민이다.

아직도 독재 정치에 무릎 꿇고 군사 정권에 억압당하고 있는 다른 후진 국가 국민들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정치를 똑바로 주시하고 여차하면 뒤집어 버릴 수 있는 역량이 차고 넘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가장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존재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불과 얼마 전 까지만도 선진국에 합류하면서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이 나라가 또다시 갈등하고 분열하면서 전진하지 못하고 후퇴하고 있다는 것에 울화통이 터질 따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