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정말일까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정말일까
  •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2.10.24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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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이 있다. 과연 사실일까? 일단 완전히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프랑스 임상역학자들이 1980년대쯤에 주창했던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는데 말 그대로 프랑스의 모순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을 많이 먹는데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나라들보다 낮았던 것이다. 와인 등도 원인으로 꼽혔지만 어떤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은 식사를 오랫동안 즐기면서 하고 미국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로 급하게 먹어서 그렇다고 분석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 프렌치 패러독스 자체는 통계 해석에 대한 오류가 있는 걸로 밝혀졌지만 이것이 계기가 돼 이런 식습관 자체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일단 `맛있게 먹는다는 것'은 대체로 `천천히, 오래 씹어서, 음식에 집중해서 먹는 것'을 일컫는데 이론적으로는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양으로 먹는다면 그걸 5분 안에 위장으로 털어 넣든, 30분 동안 먹든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야기고,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빨리 먹으면 자기도 모르게 더 먹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씹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의 오감, 미각, 후각, 시각 등 이 5감 말고도 우리가 음식을 느끼는 제6의 감각이 바로 `식감'이다. 즉 씹는 맛이다. 이 씹는 맛이 포만감에 끼치는 영향도 굉장히 크다.

2015년에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저작작용이 길어질수록, 즉 오래 씹어서 먹을수록 공복감이 줄어들고 포만감은 올라가고 결정적으로 추가로 먹는 음식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 2020년 네이처지에 실린 논문을 봐도 음식의 식감은 포만감과 추가적인 음식 섭취 그리고 식욕 억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음식에 집중해서 먹는 것이다. 밥 먹을 때 딴짓하지 말고 식사에만 집중하는 것을 식사집중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같이 밥 먹는 사람들과의 가벼운 대화나 그 정도는 식사집중에 전혀 상관이 없고 밥 먹으면서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것들은 식사 집중에 큰 방해가 된다.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본 바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양만 먹었다면 맛있게 먹든 맛없게 먹든 차이는 없을 것이다. 즉 맛있게 먹었다고 해서 정말로 그 음식이 0칼로리가 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론과 다르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면 그 먹는 당시에도 실제로 좀 적게 먹을 뿐만 아니라 그 음식을 먹은 후에도 다음 끼니라든지 아니면 그 중간에도 뭔가를 먹을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맛있게 먹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즉, 정리해보자면 맛있게 먹었다고 해서 이 음식의 실제 칼로리가 줄어들거나 소화흡수 과정에서 뭐 덜 흡수되고 이런 건 아니고 맛있게 먹을수록 음식을 덜 먹게 되기 때문에 살이 덜 찌는 것이다.

오늘은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란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 알아봤고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요인들을 한번 알아봤다. 정말 나 자신을 위해서 다이어트하는 분들이라면 오늘 `맛있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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