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발암물질 최대 배출지역
청풍명월 발암물질 최대 배출지역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2.09.13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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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지자체장들 기업 유치로 경제 성장에만 주력
청주권내 소각장만 16개 … 하루에만 1800톤 처리
충북 발암물질 배출 · 청주 공해지역 1위 `불명예'
지자체·의회 등 촘촘한 환경정책 마련 서둘러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예로부터 충북, 그리고 청주를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이라 불렀다.

반면 언제부터인가 `3% 충북'이란 말도 생겨났다. 인구나 지역 경제력, 도민 총생산에서 충북은 전국의 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근 30년 이래 충북 도내 각 자치단체장들마다 앞다퉈 기업유치에 공을 들였다. 3%의 한계를 극복하고 잘사는 충북, 잘사는 청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이런 노력은 지역경제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낸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유치에 공을 들인 대가로 충북, 특히 청주는 `공해지역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충북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발암물질 배출 1위로 기록됐다. 2020년 한 해 배출한 발암물질이 1755톤이다. 전국 총 배출량(9858톤)의 무려 17.8%를 차지한다. 서울의 발암물질 배출량이 단 9kg인 사실과 비교하면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혀온다.

공장이 많은 울산(1487톤)이나 경기(1445톤)는 물론 전남(825톤) 보다도 훨씬 많다

화학물질 배출사업장이 28곳인 충북이 울산(38곳), 경기(39곳), 전남(40곳)보다 더 많은 발암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건 비정상이다.

기업유치에만 공을 들였지 공해 배출 관리에 소홀했다는 틀림없는 반증이다.

더 큰 문제는 청주다. 전 국토에서 청주가 차지하는 면적은 0.9%에 불과하다.

하지만 발암물질 배출량은 전국의 10.7%, 충북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자체도 심각하지만 실상은 훨씬 충격적이다. 청주지역에서 주로 배출되는 화학물질은 디클로로메탄이다. 페인트 제거제나 플라스틱 용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퓨란 역시 배출량이 만만치 않아 전국 평균의 20배를 웃돈다. 대기중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전국 연 평균 농도를 7배 이상 초과하고 있다.

이들 발암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곳은 대부분 산업단지 지역이다.

청주지역암센터가 지난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청주산단과 청주 동부권역인 금천, 영운, 용암1·2동, 용담명암산성동의 암종별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그 실상이 드러난다. 청주산단 인근 주민의 암 발생률이 다른 곳 주민들보다 무려 3.51배나 높다.

충북에서도 청주의 대기오염, 그로 인한 주민피해가 심각하단 얘기다. 청정지역 충북, 청주가 왜 이렇게 됐을까?

전국의 3%에 불과한 충북, 전 국토의 0.9%에 불과한 청주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발암물질을 내뿜는다니. 도민들, 청주시민들은 어안이 막힐 뿐이다.

충북은 이미 미세먼지 배출(연간 1100여톤)에서도 전국 6대 광역시 평균치를 배 이상 초과하고 있다. 청주권내 소각장만도 16개로 하루 1800톤을 처리하면서 소각장 도시로 인식돼 있다. 그럼에도 청주테크노폴리스, 오송·오창산단을 비롯한 곳곳에서 기업유치 노력이 여전히 활발하다. 그러나 환경정책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 충북도와 청주시, 각 자치단체, 그리고 지방의회는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충북의 환경공해문제에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환경정책의 고삐를 다시금 조여야 한다. 기업유치만큼, 환경정책이 더 촘촘해져야 한다. 기업유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주민 건강권이기 때문이다.



/오영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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