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노래
희망의 노래
  • 김일복 시인
  • 승인 2022.09.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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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김일복 시인
김일복 시인

 

무더운 여름날 아름다운 꽃길을 보았다.

창작 사물놀이며 소리쟁이 농부들의 이야기, 색소폰이 울려 퍼지는 `오동잎' 노래 등 실버스타들의 공연이 한창이다. 문화관광부와 충북 문화원 연합회가 주체하는 2022년 실버 문화 페스티벌 `사이니 스타를 찾아라' 라는 행사다.

어르신들에게 예술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문화진흥의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특히 지역 간에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는 자리였다. 꾸밈없이 펼쳐지는 인생을 담은 아름다운 노래가 가슴을 울렸다.

대부분 공연 팀은 공동체를 통하여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절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쏟는다. 마을 사람들 스스로 공동체를 이루며 노년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공연을 관람하는 내내 생각했다. 나이가 든다는 것, 노인이 된다는 것, 노인의 삶과 미래의 행복에 대해 궁금해졌다.

어떤 노인이든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며, 행복하게 늙어 갈 권리가 있다고 본다. 노인들은 끊임없이 숨을 쉬었고 슬픔과 기쁨을 함께 겪어냈다.

눈에 보여 있던 것들과 귀에 들어 있던 것들의 존재를 무시하지 않고 살아왔다. 모두 다른 삶이겠지만 지금까지 삶의 풍파를 이겨낸 위대한 삶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문득 나의 노년의 삶이 궁금해진다. 나는 그저 나이가 드는 대로, 살아온 동안 고생도 했으니 보상도 받고 편히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이나 특별한 떨림,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혼자 노는 법을 배우며 가족과 행복하게 자립적 생활을 하면 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공연을 끝낸 팀이 서로 어깨를 다독이며 고생했다는 위로와 격려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 해지고, 소임을 다한 그들에게서 향기를 느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었다.

나의 사고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고 공동체에 대한 의식과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기능이 약화하여 경제활동이 끊어지고 사회성이 떨어진 노인의 하루는 집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노인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따라서 찾아가는 여가 복지 서비스나 맞춤형 노인복지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반면 노인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노인은 돌봄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도 아닌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원한다. 따라서 노인이 주체적으로 삶의 활력소를 갖도록 사회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노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본다.

행사를 마친 그들은 푸름이었다. 지금껏 살면서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나이가 들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이유는 때가 되면 주어진 몫을 다할 수 있는 실천적 삶이기 때문이다. 실천적 사고는 아마 영혼의 세계에서 오는 힘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그들은 자신이 주인공이며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들에게서 청춘이 보였다.

독일 출신 사무엘 울만의 시(詩) <청춘>에서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네. 라는 문장이 생각난다. 인간은 마음가짐에 따라 언제나 청춘이 될 수 있다. 팔십일지라도 영원한 청춘의 소유자다는 의미이다. 청춘은 씨앗이며 희망이다. 아름다운 노년의 삶은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일이다. 진리는 변화하는 것이다. 노년의 삶이 변화하고 있다. 노인은 영원한 희망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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