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노래하는 수학과 음악
함께 노래하는 수학과 음악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2.08.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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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아주 인상 깊게 본 영화가 한 편 있었다. 영화 제목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였다.

처음엔 그저 수학 이야기가 이상하게 전개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른 반전의 시작으로 흥미를 더하게 되었다.

영화는 원주율로 만든 연주곡 `파이(π) 송'부터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 `프렐류드'가 영화를 더욱 우아하게 만들어 딱딱하게 느꼈던 수학 이야기가 찬란한 선율의 이야기로 완성하였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배우 최민식)가 신분을 감춘 채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수학을 포기한 학생(수포자)을 만나 벌어지는 감동의 드라마이다.

특히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메시지에 수학에 담긴 특별한 인생의 이야기를 더해 이미 학창 시절을 겪어본 사람들은 물론 현재 학창 시절을 경험하고 있는 학생 등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기본적인 이야기로 삼는다.

친구가 전부였던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과는 달리 진로와 학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현실이 주요 배경이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치열하게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본 과정에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또 한 이 영화에서 제작진은 보통의 영화에서 들리는 익숙한 현악기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최대한 피하고 장르 불문 다양한 악기를 활용했다. 익숙한 소리가 반복되며 느껴지는 답답함과 경직성을 벗어난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서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콜드플레이의 `Life in Technicolor'나 방탄소년단의 `Euphoria'를 비롯해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음악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다채로운 사운드트랙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가운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은 바로 `파이 송'이다. 파이 송은 원주율인 파이(π)에 음을 붙여 만들어진 곡으로 주인공 이학성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한지우에게 수학의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장면에서 사용된다.

수학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데 굉장한 매력을 느껴 남다른 공을 들여 `파이 송' 연주 장면은 수학과 음악의 연관성과 수학의 어려움을 즐거운 음악의 리듬과 멜로디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대형콘서트홀에서 연주하던 중년 첼리스트의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은 최고의 몰입감을 준 부분이었다.

음악과 수학, 얼핏 들으면 별로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둘은 사실은 떼어낼 수 없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 소리의 실체가 바로 수학적으로 해석되고 표현될 뿐만 아니라 역사상 유명한 수학자들 중에 상당수가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고 그 발전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혹시 수학에 별로 흥미가 없는 학생들이라도 좋은 음악을 들을 때 `수학이 없으면 아름다운 음악이 창조될 수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음악과 수학이 가장 가까운 친구 사이라는 것을 알면 수학에 대한 흥미와 함께 수학 공부도 더 즐겁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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