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세월에 사그라진 불꽃
흐르는 세월에 사그라진 불꽃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8.18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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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보은 남다리 대장간
`깡깡' 시골장터 울리던 소리
무쇠 녹이던 불꽃도 추억으로

 

시골 장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대장간입니다.

땅에 뿌리내리고 농사로 온 가족이 먹고살아야 했던 시대는 낫과 호미와 같은 연장을 잘 단련시켜 사용하는 것도 농부의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이죠.

장날이 면 대장간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깡! 깡! 작은 쇠를 큰 쇠로 다루는 대장장이의 단단한 어깨가 한몫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구석에선 종일 불이 타오르고, 쇠와 쇠의 마찰로 불꽃이 사방으로 튕겨 오르는 마법 같은 순간도 그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장 구경 간 농부 대신 연장이 쪼르르 줄지어 있던 대장간 풍경은 아슴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꽃의 시간을 잡고 있던 대장간도 지금은 낡은 누더기 옷처럼 변했습니다.

구멍 숭숭 뚫린 지붕을 보니 무쇠도 녹여내던 불꽃의 힘도 세월 앞에 속수무책인가 봅니다. 꾹 잠긴 대장간 앞으로 실개천만 무심히 흘러갑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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