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경기 보려면 돈 내” … 축구팬 화났다
“손흥민 경기 보려면 돈 내” … 축구팬 화났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8.17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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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입찰경쟁에 중계권료 `껑충' … 유료 중계 전환
“소비자에 부담 전가” 비난 속 보편적 시청권 논쟁 ↑

지난해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손흥민의 새 시즌 경기 생중계를 기다리던 축구팬들이 `유료 중계' 전환에 단단히 뿔이 났다.

국내 중계권을 가진 스포티비(SPOTV)는 지난 3일 프리미엄 스포츠 TV 채널인 `스포티비 온(SPOTV ON)', 스포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스포티비 나우(SPOTV NOW)를 통해서만 토트넘 홋스퍼 경기를 중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포티비가 운영하는 여러 채널 중 스포티비온은 월 1만원 안팎을 내야 시청할 수 있고, OTT 스포티비나우의 월 구독료는 최대 1만4000원이다.

실제로 지난 5일 밤 열린 EPL 2022-2023시즌 개막전인 토트넘-사우샘프턴 경기는 두 유료 채널에서만 시청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이 출전하는 리그 개막전을 손꼽아 기다리던 축구팬들은 부랴부랴 스포티비 유료결제에 나서야만 했다.

스포티비는 올해 5월에 막을 내린 지난 시즌 EPL 전 경기를 스포티비온과 스포티비나우를 통해 제공했지만,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경기만은 무료 중계로 풀어줬다. IPTV·케이블·스카이라이프 등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유료방송에서 추가 지불 없이 볼 수 있는 `스포티비' 채널에서 중계했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스포티비의 유료 중계 결정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축구팬들은 케이블 채널과 OTT에서 무리한 금액으로 중계권을 따낸 뒤 이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면서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목소리가 논쟁거리로 급부상 중이다.

손흥민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는 축구팬 한모씨(청주시 복대동)는 “EPL 개막전인 토트넘-사우샘프턴 경기를 보기 위해 채널을 돌렸으나 유료결제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났다”며 “국민적 영웅인 손흥민이 방송사 돈벌이의 수단이 된다는 것은 매우 씁쓸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러다 올림픽과 월드컵도 유료로 시청하는 시대가 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정부나 정치권에서 보편적인 시청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스포츠 중계의 유료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료 채널과 구독료 기반의 OTT들이 잇달아 거액을 베팅하면서 스포츠 중계권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스포티비는 2021시즌을 앞두고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다수의 한국선수들이 활약하는 메이저리그 중계도 유료 전환한 바 있다.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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