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광복절과 이스라엘 국경일 지키기
한국 광복절과 이스라엘 국경일 지키기
  • 김명철 청주 금천고 교장
  • 승인 2022.08.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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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김명철 청주 금천고 교장
김명철 청주 금천고 교장

 

8월 15일은 제77주년 광복절이다. 국경일(국가의 경사스런 날), 기념하고 정신을 이어받자는 뜻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학교 운동장에서 기념식을 하면서 목이 터져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19로 학교에서 국가적으로 의미 있는 기념식조차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서 광복절 노래를 교장실에 앉아 혼자 불러본다. 코로나를 핑계로 꼭 가르쳐야 할 민족의 정체성 교육조차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이 아프다. 기념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라도 게양을 하면 좋을 텐데 태극기조차 달지 않는 집들이 많아서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민족이 있다. 바로 이스라엘 민족 유대인들이다. 이들이 해마다 지키는 3대 국경일(절기)이 있다. 무교절, 칠칠절, 초막절이다. 이들은 수천년을 한결같이 이들 절기를 지킨다. 히브리인들이 이렇게 특별한 날을 정해 지킴으로써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 자신들을 지키고 보호해주는 신에게 감사하는 영적 생활의 활력을 꾀하기 위해서였다.

무교절(無酵節)은 니산월 15일부터 7일간 유대인들이 지키던 명절이다. 현재의 달력으로는 3~4월이 된다. 구약의 율법으로는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는 날이다. 신약의 율법으로는 금식하는 날로 지키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을 지키고 급히 애굽에서 나오느라 누룩을 넣지 않은 떡을 가지고 나오면서 칠일간 무교병을 먹게 되었다. 유월절 밤에 애굽 왕 바로가 장자를 멸하는 재앙을 당하고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떠나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으로 출발한 후에 애굽 왕 바로의 군대에 쫓기기 시작하여 홍해 바다를 건너는 7일 동안의 고생한 날들을 기억하기 위한 절기가 바로 무교절이다. 그래서 무교병을`고난의 떡'이라고도 불렀다.

초막절(Feast of Tabernacles)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해방된 후 광야생활을 할 때를 기념하는 절기이다. 7월 15일부터 7일 동안 지키는 초막절은 종려나무 가지와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와 수양버들 나무를 꺾어 초막을 짓고 7일 동안 이 초막에서 지낸다. 오늘날에도 양력 9~10월이 되면 유대인들은 집 뒤뜰,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장막을 세워 초막절을 지키는 풍습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그곳에 잠을 자면서 음식을 나누고, 옛적 자신의 선조가 광야에서 방황하던 일과 신의 섭리를 상기한다. 심지어 호텔, 식당, 통곡의 벽, 국립공원 등에 장막을 세우며 대대로 초막절을 기념하는데 이는 절기를 잘 지킬 때 메시아가 다시 오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칠칠절(Feast of Weeks)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신으로부터 십계명과 율법을 받으면서 제정된 날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일곱 번의 일곱 날이다. 칠칠절의 문자적 의미는 이스라엘 농경 문화에서 비롯됐는데 초실절에 밀 첫 수확을 시작해 7주에 걸쳐 밀을 수확하고 그 수확 완성의 기쁨을 기념하는 날이다. 오늘날 추수감사절의 기원이 되는 날이다.

나라를 잃고 2000년동안 전 세계를 유랑하던 유대인이 이제는 미국의 일류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의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전체 수상자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대인이 세계 속에 당당하게 자리매김한 이유를 이들의 고집스런 전통 지키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유대인은 절기(국경일)를 통해 과거 조상이 고난의 상황을 현재의 자신에게 적용해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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