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충북의 자긍심 `무궁화'
지속가능한 충북의 자긍심 `무궁화'
  • 김연준 충북도 환경산림국장
  • 승인 2022.08.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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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연준 충북도 환경산림국장
김연준 충북도 환경산림국장

 

하루가 멀다 하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폭염, 가뭄, 홍수, 산불 등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뇌리를 맴도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인류에게 아무리 유익하고 편리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이는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가장 큰 공동의 목표가 됐다. 이를 한자로 표현하면 `무궁(無窮)'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는 그 이름에서부터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무궁화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무궁화에 대한 옛 기록을 보면 우리 민족은 고조선 이전부터 무궁화를 하늘나라의 꽃(천지화, 天指花)으로 귀하게 여겼고, 신라는 스스로를 무궁화 나라(근화향, 槿花鄕)라고 부를 만큼 무궁화는 반만년을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꽃으로서, 역사적·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아 관습법적으로 국화라고 인정받고 있다.

구한말, 개화기와 갑오개혁을 거치면서 민족학자들은 나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국화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무궁화가 그 중심에 있었다. 무궁화는 일제 대항기에 독립 투사들에 의해 독립 정신과 민족 얼의 상징으로 사용되면서 일제는 무궁화를 없애는 국화 말살 정책을 펼치기도 했었다. 그 이유는 국가를 상징하는 상징물은 국민통합과 국가의 존엄 및 자긍심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중한 무궁화에 대해 충북도의 관심과 사랑이 대단하다. 충북이 자랑하는 무궁화 우수 분화는 산림청이 주관하는 전국 품평회에서 16년 연속 수상을 할 만큼 전국 제일의 무궁화 육성·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04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라꽃 무궁화의 가치를 알게 된 몇몇 뜻있는 분들의 노고 덕분에 무궁화 불모지였던 충북이 무궁화 명품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은 먼저 국립산림과학원과 전문 민간기술자 등을 찾아가 기술 자문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각고의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충청북도는 2006년 처음으로 무궁화 우수분화 품평회에서 국무총리상(금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와같은 성과는 충북의 자긍심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8년에는 각 시군이 참여하는 자체 품평회를 개최하는 등 시군과 함께 노력한 결과 마침내 대통령상(대상) 8회 수상, 16년 연속 수상이라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가장 아름다운 8월이 되면 미동산 수목에서는 나라꽃 무궁화 우수 분화 전시회가 열린다. 올해로 제14회가 되는 전시회에서는 충북도와 11개 시·군이 잘 육성한 무궁화 우수 분화 작품 300여점을 볼 수 있다.

충북도가 보유하고 있는 전국 제일의 무궁화 우수 분화 실력은 충북의 자랑이며, 충북도민의 자긍심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살아남기 위하여” 라는 책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 7가지의 자기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자긍심만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긍심이 낮아지면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는 없지만 757개의 호수가 있고, 항구는 없으나 백두대간이 있으며, 배는 없으나 걸어서 세계로 난 만 갈래의 길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충북도민의 큰 자긍심이며, 여기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깊은 의미를 내포한 무궁화(無窮花)도 한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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