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넘어 마이너스인 ‘곤평늪’의 가치
탄소중립을 넘어 마이너스인 ‘곤평늪’의 가치
  • 권영정 곤평늪 대표
  • 승인 2022.08.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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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권영정 곤평늪 대표
권영정 곤평늪 대표

 

20년 전 어린이날, 필자가 교직에 있을 때 첫 삽을 뜬 2천㎡의 `곤평늪', 탄소 중립을 넘어 마이너스다. 충주시 충원대로 곤평삼거리에서 남서쪽을 바라보면 울창한 숲이 보인다. 25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캡슐(capsule)형 생태 보고(寶庫)다.

금강송, 계수나무,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수국, 버드나무, 헛개나무, 고로쇠나무 등 교목(喬木)과 사과, 밤, 대추, 배, 포도, 자두, 매실, 앵두, 보리수, 산수유, 블루베리, 산딸기 등 420여 그루가 빼곡하다.

습지의 붕어마름에서 내뿜는 산소 방울은 물속과 대기에 용존산소량을 높여주는 1등 공신이자 강력한 항산화제로 블루카본(Blue Carbon)과 비교해 볼 만하다. 사업화하면 수 천만원이 될 거다. 고농축 유기비료의 제조공장인 지렁이가 지천이다. 송사리 떼, 굼벵이, 무당벌레, 사마귀, 고추잠자리, 물방개, 매미, 청개구리, 메기, 물총새, 찌르레기, 꾀꼬리, 참매가 얽혀져 먹이 피라미드의 매커니즘이다.

자연사적 심미성, 특이성을 고려한 천연기념물 지정이 생각난다. 향후 싱가포르의 주롱 새 공원(Jurong Bird Park)처럼 그물망을 씌워 텃새원을 꾸미고 싶다.

곤평늪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313만원을 웃돈다. 이 늪에서 흡수하는 ※는 연간 4.2t이다. 승용차(가솔린)가 3만3600㎞를 주행했을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우리가 아무리 재활용을 열심히 해도 연간 줄어드는 온실가스는 22㎏다. `탄소중립선언'에서 “숲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자!”는 다짐도 이 때문이다. 탄소 흡수량은 수목+습지의 질적 상태에 비례한다. 이곳은 뇌의 알파파 증가, 혈액 정화,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이온 방출량이 1500으로 도시지역의 12.5배다. 피톤치드 2.5㎖/100g, 산소방출량 2.8t, 미세먼지 흡수량 39.2㎏, 한여름 평균기온 2.8℃ 강하, 음용 적합의 지하수, 흔들리는 나뭇잎과 새소리의 `유라기'(ゆらざ) 현상(심리적 쾌적도),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숲 햇빛이 있기에 녹색 닥터다. 숲이 긴장, 우울, 분노, 피로 등을 감소시키는 촉진제이기에 여가활동 수요변화에서 1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는 왜 `탄소중립! 탄소중립!' 외칠까? 아니하면 인류가 공멸하기 때문이다. 충주시 모시래뜰 2.8㎢를 추경(秋耕)하지 않으면 탄소 2842t을 줄일 수 있다. 이미 미국은 무경운 농법에 적극적이면서 농민에게 탄소 배출권을 판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래전 `곤평늪은 공존을 배우는 교실'이라는 제목으로 경향신문 전면(全面)에 기획 보도됐고, 지상파 TV에도 여러 차례 방영됐으며, `조선일보 환경대상'도 수상했다. 여기를 충청북도교육청이 과학체험학습장으로 지정한 후 과학영재 커리큘럼(curriculum)을 운영했다. 이 과정을 이수했던 한 대학생이 찾아와 “곤평늪에서 배운 보고서 작성과 토론 때문에 장학생이 되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6차산업을 가미한 농업 소득도 만만찮다. 틈새의 유기농 채소, 그늘의 장뇌삼과 버섯, 그리고 60여 그루에서 나오는 과일 1.2t으로 연간 450만원을 번다. 특허기술로 꼬냑 `코마르'를 제조하고, 막걸리를 발효시켜 식초도 만든다.

지난달 정부는 `탄소중립기본법시행령'을 공포했다. 국민참여 보장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민간단체 등과 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협력체계 구축과 범국민적 녹색생활 운동의 적극 전개이다. 환경부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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