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여 노 그만 저어라
골프장이여 노 그만 저어라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08.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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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단적인 예로 식당들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자진 폐업을 했지만, 배달업은 그야말로 성황을 누렸다.

시각을 스포츠로 돌려보면 골프장은 더할 나위 없이 제 배만 두둑이 불렸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격언을 가장 체감했을 테다.

팬데믹 이전에는 생존을 걱정했던 골프장들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는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이용객들을 발판 삼아 호황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골프장들의 영업이익은 데이터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영업 이익률을 기준으로 할 때 충북도내 대중 골프장 3곳이 전국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펴낸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대중 골프장은 진천군 히든밸리CC(27홀)였다.

히든밸리CC 영업 이익률은 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중 골프장 평균 영업이익률(48.6%)과 비교해 20.4%p나 높은 수준이다.

골프존카운티 진천(27홀)도 전국 5위에 자리했다. 같은 기간 해당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66.3%였다.

충주지역 대영베이스 역시 영업이익률 64.7%를 기록, 전국 9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 상승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수요 폭증이 꼽힌다. 수요가 국내 골프장으로 집중되면서 이용료도 동반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북지역 대중 골프장 이용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도내 대중제 골프장 토요일 이용료 인상률은 33.7%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이용요금을 내릴 법도 한데 일부 골프장들의 배짱·얌체 영업은 그칠 줄 모른다.

그린피는 물론 이용객들이 선택할 수 없는 카트비·캐디피까지 슬그머니 다 올렸다.

하루에 1부, 2부도 모자라 야간까지 영업을 하면서 페어웨이와 그린 등 기본적인 인프라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품이 빠질 줄 모르면서 이용객들의 원성은 빗발친다.

여름철이라서인지 성수기와 비교할 때 그린피 가격은 내렸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역시 2배 이상 높다.

최근 한국대중골프장협회가 코로나19 이후 대중 골프장의 예약이 어려워지는 등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면서 이용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용요금 인하 캠페인을 시작했다.

충북에서는 청주떼제베CC가 최초로 동참했다.

이 골프장은 8월 적용 그린피를 종전 공지가격 대비 최대 23% 인하하며 기존 8월 예약자에게도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그린피를 올 연말까지 지속해서 인하할 계획이며 매월 가격을 공개한다고 한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에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그린피를 최고 27% 인하한 바 있다.

골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호황을 누리는 다른 골프장들도 인하 캠페인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

떼제베CC의 `통 큰 결정'이 자극제로 작용해 다른 대중제 골프장들도 그린피를 인하해야 한다는 얘기다.

해외 골프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연말이면 동남아시아 골프 시장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리되면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들었던 골퍼들은 분산된다.

골퍼들은 결코 `호구'가 아니다. 코스 관리에는 손을 놓은 채 그린피 인상에만 혈안이 된 몇몇 골프장을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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