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세계무술축제 폐지... 이시종 무예 지우기 본격화
충주시 세계무술축제 폐지... 이시종 무예 지우기 본격화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2.07.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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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시장 “무술축제, 전통택견 가리는 결과 초래”
무예진흥원사업 반납 - 무술공원→탄금공원 검토도

충주시가 충주세계무술축제를 폐지한다. 더불어 민선 7기 추진됐던 전통무예진흥원 건립사업을 반납하고 세계무술공원 명칭도 탄금공원으로의 변경을 검토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비롯한 무예분야 예산지원 중단 지시에 이어 충주시까지 이른바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무예사업 지우기'에 나선 형국이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세계 여러 나라의 무술을 (무술축제로)불러 들이면서 택견을 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충주세계무술축제 폐지 의지를 밝혔다.

조 시장은 “(무예)포장을 너무 키우다 보니 충주만의 고유 콘텐츠가 가려진 것”이라고 진단한 뒤 “세계 무술이 충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충주 택견이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택견과 비교할만한 외국 무술은 없다”면서 “외국 무술로 택견을 가리는 것(무술축제)은 지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그동안 민선 5~7기 이시종 전 충북지사가 충주시장으로 재임할 때 만든 충주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해 왔다.

민선 6~8기 조 시장은 매년 개최에서 격년제로 바꾸는 등 무술축제에 관한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했으나 도의 압력 때문에 폐지하지는 못했다.

무술축제뿐만 아니라 무예 관련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도가 개최를 요구한 충주무예액션영화제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취소한 이후 도비 보조사업 제한 등 행정 보복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시장의 사실상 무술축제 폐지 선언이 이 전 지사 퇴임 이후에 나온 배경은 이 때문이다.

조 시장은 “앞으로 시는 호수축제와 우륵문화제를 관광분야와 문화예술분야 지역 축제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면서 “칠금동 세계무술공원 명칭도 탄금공원 등으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시장은 이 전 지사의 요구로 떠안았던 전통무예진흥원 건립 사업도 반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도가 2018년 용인대 산학협력단의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밀어붙였다.

국비 13억원, 도비 102억원, 시비 102억원 등 340억원을 투입할 이 시설은 충주시 호암동 종합운동장 인근에 신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말 시작한 건축 설계는 다음달 끝날 예정이다.

그러나 조 시장의 지시에 따라 시는 18억2000만원을 들인 설계 용역을 중단했다.

시 관계자는 “충주지역 체육관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인데 또 하나의 체육관을 더 짓는 것에 불과하다”며 “사업 추진 중단이 확정되면 이미 편성한 국비와 도비 등은 협의를 거쳐 반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한 일정과 행사 등에 도 예산·인력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한바 있다.

/충주 이선규기자

cjrevlew@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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