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식물 상담소
이웃집 식물 상담소
  • 김현숙 괴산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2.07.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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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김현숙 괴산교육도서관 사서
김현숙 괴산교육도서관 사서

 

`아! 키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식물의 싱그러움에 감탄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 새싹이 움트는 모습을 보며 생명의 탄생이 경이롭게 느껴지고, 계절의 흐름에 따라 짙어지는 녹음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거나 죽었을 때 마음이 아프거나 속상하지는 않았다. 저런 마음이 든 적도 없다. 식물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서 그러한 것 같다.

식물이 생명체임은 사실이고 어떤 사람은 식물을 키우며 식물로부터 위로와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반려 식물이라고 부를 만큼 가족처럼 식물을 키운다는 말이겠지 싶다.

도서 `이웃집 식물상담소'는 식물들이 건네는 말과 위로를 통해 인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식물학자가 식물을 매개로 인생 상담을 나눈 사례들이다. 사례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면서 삶과 연결해보고, 식물로부터 지혜를 얻어본다.

그 중 `사랑한다면, 사랑을 줄여보세요' 챕터에서 내가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이유를 발견했다. 어쩌다가 생긴 화분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물을 계속 줘서 뿌리가 썩어 결국은 죽어버리는 식물 이야기이다.

화분에 식물을 옮겨 심는 것부터 식물을 사랑하지 않는 행위인데 작은 화분에 넣어두고 물을 계속 부어주니 살 수가 없다는 에피소드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랑한다면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 지나친 관심보다는 적당한 무관심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삶의 지혜이지만 정작 실천하지 못한다.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나와 상대방은 힘들다. “사랑한다면, 사랑을 줄여보세요.” 좋은 조언이다.

책은 식물을 매개로 하는 여러 상담사례를 소개한다.

책을 읽으며 식물에서 세상의 변화를 엿보는 식물학자와 다양한 빛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인생에 접목해 볼만한 에피소드를 찾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나도 마음이 추울 때 소중한 순간을 나누고 싶을 때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식물을 찾을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우수수 떨어지는 빗방울에 초록의 싱그러움에 생명력이 더해지는 요즘 식물 관련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초록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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