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공포 미세플라스틱
보이지 않는 공포 미세플라스틱
  • 염창열 충북도 기후대기과 주무관
  • 승인 2022.07.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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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염창열 충북도 기후대기과 주무관
염창열 충북도 기후대기과 주무관

 

미세플라스틱이란 5㎜ 미만의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매우 작은 플라스틱을 말한다.

애초부터 미세플라스틱으로 제조되거나 플라스틱 제품 분해 과정 등에서 발생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용기와 의류, 세제 등에 포함돼 있으며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아 바다와 강에 그대로 유입된다.

2019년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에 따르면 매주 한 사람당 미세플라스틱을 평균 2,000여 개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5g 정도며 이는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의 무게이다. 한 달이면 칫솔 한 개 무게인 21g, 1년이면 250g이 소비된다. 이렇게 소비된 미세플라스틱이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인체에 축적되면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남극에 내린 눈에서 처음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남극대륙 로스 빙봉 19곳에서 채취한 모든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고 눈이 녹은 물 1L당 평균 29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발견된 플라스틱은 총 13종으로 음료병과 의류에 주로 사용되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가 전체의 79%를 차지한다.

이미 북극 빙하에서는 2018년 가장 높은 수치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같은 해 지구상에서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됐다고 평가받는 프랑스 피레네산맥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어떻게 전 지구를 오염시켰나?

미세플라스틱은 보통 바다를 통해 전 세계 해변으로 퍼지거나 강우 형태로 지구상에 내려진다. 북극과 남극, 프랑스 피레네산맥처럼 아무리 자연이 잘 보존되고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에서도 이젠 미세플라스틱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혹자는 탄소중립이라는 신기후체제 때문에 모든 환경 이슈가 기후위기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한다. 온실가스 문제에만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 플라스틱 오염 대책이 배제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에 의한 오염은 기후위기와 별개 사안이 아니다. 플라스틱 제품 제조는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상승된 지구 온도는 홍수나 태풍 등 이상기후를 초래해 미세플라스틱을 더 퍼뜨리고 오염을 심화시킨다.

극지방 해빙도 미세플라스틱을 일부 가둬두는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녹아내려 미세플라스틱이 다시 바다로 방출되고 있다.

2019년 미제먼지가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충북의 경우 나쁨 일수는 82일, 비상저감조치는 16회가 발동되었다. 당시 뿌연 하늘을 마주하며 그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느꼈던 무력감이 채 가시지 않았다.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력감을 넘어 공포감을 주기 충분하다. 그러나 예측이 가능한 이 공포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너무나 간명하다. 절제되고 현명한 소비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항상 사계절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그 자연이 얼마나 오염되고 병들어가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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