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커피
베토벤의 커피
  • 오승교 충북교육문화원 사서
  • 승인 2022.06.27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오승교 충북교육문화원 사서
오승교 충북교육문화원 사서

 

“좋은 연주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해요. 첫째는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는 그 점을 청중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서 `베토벤의 커피(조희창 저)'는 음악평론가이자 커피로스터 전문가인 저자가 다양한 커피 원두를 소개하고 그에 맞는 음악을 같이 소개해준다.

커피와 어울리는 음악 속에 다양한 인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고 보면 카페에 갔을 때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카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커피와 음악은 우리의 정서에 이미 하나의 세트처럼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맛있는 커피와 맛없는 커피의 구분은 어떻게 할까?

`좋은 커피는 식었을 때도 향기가 남아있고 뒷맛도 깨끗하다.' 커피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귀에 쏙 들어오는 방법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소중한 친구를 만드는 비법을 커피 카페라테에 비유해서 말했던 점이다.

첫째 신선한 원두로 잘 내린 에스프레소와 좋은 우유가 필요하다. 두 사람의 기본 자질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적절한 온도를 지켜야 한다. 카페라테에 들어가는 우유의 온도는 70도 정도가 좋다. 너무 뜨거우면 우유의 단백질 결합이 깨져 맛이 없고, 너무 낮으면 밍밍한 관계가 된다.

사람 관계도 비슷하다. 그리고 약간의 설탕과 소금이 맛을 더해준다. 모름지기 인생이란 달고 짠맛을 같이 겪어줘야 내공의 깊이가 생기는 법이다.

그리고 소개해준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을 감상해본다.

옆에 친구가 있다면 소주 한 잔, 혼자라면 커피 한 잔이 생각날 것이다.

카페라테 만드는 과정을 숙지하고 친구를 대한다면 아마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좋은 연주에 대하여 서두에 이야기했다. 좋은 연주뿐 아니라 좋은 커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커피보다 특별한 맛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 특별함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하는 것은 음악과 동일하다.

멋스럽게 차려입은 중년의 여자 손님이 와서 에스프레소를 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여행 중에 마셨던 에스프레소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찾아다녀요.”

아마 이분은 평생 그 맛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그날 프랑스에서의 에스프레소는 그날의 분위기와 함께 마셨기에 느낄 수 있는 맛이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음악과 커피는 어느 날 어디에서 누구와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