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날 6월 20일!
가장 행복한 날 6월 20일!
  •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22.06.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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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최지연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오늘이 1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이래요.” 신기하다며 딸아이가 말했다. 며칠인가 달력을 보니 오늘은 6월 20일 월요일, 출처가 어딘가 봤더니 14년여 전쯤 2008년 영국의 텔레그래프 지의 보도였다. 오래된 기사를 찾아보니 세부 내용이 이러했다.

영국의 전 카디프대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클리프 아널은 최근 `O+(N×S)+Cpm÷T+He'로 정리한`행복한 날짜 방정식'을 발표했다. 여기서 `O'는 야외활동, `N'은 자연의 상태, `S'는 친구와의 교류, `Cpm'은 어린 시절의 긍정적인 기억들,`T'는 기온, `He'는 여름휴가에 대한 기대감을 뜻한다. 이 요소들을 방정식에 대입하니, 6월 20일은 기온과 자연 상태가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데다 여름휴가에 대한 행복한 기대가 어우러져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날로 도출된 것이다. 그는 이 연구 목적에 대해 사람들이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행복은 어떨까? 2014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주관한 한 연구는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탄력성을 중심으로 관련 변인을 분석했다. 탄력성은 다양한 환경의 변화와 스트레스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역동적 조절능력을 의미하는데, 위험요인으로 개인의 실제 건강상의 문제(질병 여부)와 주관적 불건강 상태, 보호요인으로 개인요인(자아존중감)과 가족요인(부모 양육행동), 사회요인(또래·교사·지역사회관계)이 이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연구 결과를 보면 위험요인이었던 청소년 개인 건강 요인 중 주관적 건강, 보호요인 중 개인요인인 자아존중감이 탄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족요인인 부모의 양육 행동은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탄력성과 행복감에 영향을 주며, 또래 관계 및 교사 관계, 지역사회 관계 등 사회요인 역시 자아존중감과 탄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를 보면 행복감이 얼마나 주관적인지를 알 수 있다. 청소년 대상이든 성인 대상이든 말이다. 아널의 연구는 이미 그 연구 목적에서 사람들이, 즉 개인들이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 대상 연구 역시 주관적 건강, 자신의 자아존중감, 가정에서와 사회에서의 관계 등 청소년 자신이 인식하는 주관적 수용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밝히고 있다.

아널의 행복방정식에 현재의 나를 대입하여 생각해 보았다. 야외활동과 자연의 상태는 계절에 관계없이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한 번 더 생각해보니 6월을 포함한 여름과 봄, 가을의 순서로 달리기에 더 좋았던 것 같았다. 친한 친구 넷 중 두 명의 생일이 6월 20일께여서 나는 그즈음 친구들과 자주 모였다. 모일 수 없을 때는 전화나 SNS로 서로의 안부를 꼭 묻는 때가 이 즈음이다. 어린 시절의 긍정적인 기억은 방학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7월, 8월, 12월, 1월이 더 높지만, 기온은 살짝 더워 최고 점수는 아니지만 8월 초의 무더위는 아니니 대체로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여름휴가에 대한 기대감은 지금 최고조이긴 하다. 딸아이와의 8일간의 여행을 1주일 앞두고 있으니 엄청 설렌다. 기대감 최대치다. 하나하나 짚어보니 1년의 모든 날짜를 아널의 방정식에 대입해 보더라도 6월 20일이 최고 행복한 날짜가 아닐까 싶었다.

갑자기 가장 우울한 날도 궁금해졌다. 아널의 연구에 따르면 가장 우울한 날은 1월 말에 있다고 한다. 날씨가 우중충한 데다 크리스마스 때 선물 사느라 쓴 빚만 잔뜩 갚아야 하는 때가 그때이기 때문이란다. 영국과는 달리 1월 말의 날씨가 우중충하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도 스쳤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니 말이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 될지 가장 우울한 날이 될지 다 우리 마음 아닌가? 오늘 행복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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