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마저 걱정인 고물가시대
점심값마저 걱정인 고물가시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6.20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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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물가인상이 심상치 않다. 예견된 일이긴 했지만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상승은 닥쳐올 고물가시대가 얼마나 심각할지 경고등을 켜고 있다. 한국은행은 6월과 7월의 물가상승률이 5%대가 될 것이란 전망을 하였다. 수치로만 봐도 물가상승을 억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공식품 지수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로 돈이 많이 풀리기도 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이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안 오른 게 없다고 할 만큼 물가상승이 전 품목에 영향을 미쳐서 가정경제도 위축되고 있다. 김밥 한 줄이 4000원, 서민들이 부담없이 먹던 칼국수 한 그릇이 1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부재료가 첨가된 칼국수 금액이라고 할지라도 예전처럼 호주머니 가벼울 때 먹었던 음식이 아니다. 더구나 직장인들에게 점심은 고정으로 지출하는 비용이란 점에서 경제적 부담은 가중된다. 편의점의 도시락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가볍게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중적 음료가 된 커피도 은근슬쩍 물가상승에 편승해 평균 가격이 10% 가량 올랐다. 밥값과 별 차이 안날 정도로 비싼 커피값이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카페 이용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편의를 돈으로 지불하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가벼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식용유 가격의 상승도 무섭다. 일반 가정에서야 사용량이 많지 않아 타격이 덜하지만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식용유가격은 천정부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곡물 최대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인도네이시아가 수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식용유 대란이라는 불똥이 우리에게도 떨어진 셈이다. 업소용 식용유가 2만~3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껑충 뛰면서 식용유 대란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물가 인상의 주범 격인 기름값은 매일 최고가를 갱신 중이다. 경유가 리터당 사상 처음으로 2000원을 돌파하면서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었다. 경유가격이나 휘발유가격이나 리터당 2100원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고물가를 주도하고 있다.

물가상승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선진국들도 고물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도 40여 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고 하고 유럽 역시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처럼 전 세계 국가들이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에 놓이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구촌이 유기체로 움직이는 경제권역이다 보니 이제는 안방 경제도 국제정세에 즉각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제2의 IMF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도 작금의 경제 현실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정부와 기업,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 모으기 운동으로 외화 확보에 나서면서 버텼다. 그렇게 국가부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경제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IMF 외환위기는 많은 사람을 벼랑으로 내몰며 목숨을 앗아갔다. 3고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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