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차별이 될 수 없습니다
차이는 차별이 될 수 없습니다
  • 박미영 청주시가족센터장
  • 승인 2022.06.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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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박미영 청주시가족센터장
박미영 청주시가족센터장

 

한국 사회는 1980년대 노동 시장의 변화에 따른 산업 연수제 시행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이 증가 되었으며, 1990년대 초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문화 가정의 꾸준한 증가와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에 따른 법적·사회적·심리 정서적, 사회적 합의와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제도적 뒷받침은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나'와 다른 것은 불편한 것으로 여겨지며 동화주의적 교육과 속성이 남아있다.

몇 해 전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다문화 교육'을 나간 적이 있었다. 강의 중`우리는 단일 민족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자, 한 교사가`학교에서는 통일의 근간을 단일 민족'으로 가르치고 있는데`단일 민족이 아니라면 그럼 뭐란 말인가? 통일의 근간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 날의 충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전히 단일 민족이기 때문인가! 이미 단일 민족이 아닌 우리는 그럼 통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교육 현장의 현 주소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통일을 염원하는 이유는 `단일 민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분단되기 이전 한 국가였으며, 이념과 사상의 대립이 치열하던 시기 강대국들의 기득권으로 인해 분단되었고, 전쟁을 겪고, 아직도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사상과 이념의 대립을 극복하고 본디 한 국가였던 우리의 모습을 회복하자는 논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단일 민족을 이야기 할 때 그 교실 안에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통일에 대한 염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진심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일까?

마음 속이 복잡해졌다. 단일 민족과 순수 혈통을 중시 여겼던 과거의 모습은 민족주의적 발상이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실 단일 민족이었던 적이 없다. 삼국 시대부터 왕족들의 정치적 결혼은 아시아권의 다른 민족들과 이루어졌고 한반도의 특성 상 수많은 침략을 받았으며 해방과 전쟁 시에도 이미 다른 국가와 민족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미 우리는 단일 민족이 벌써부터 아니었다는 뜻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주민의 유입과 외국인과 한국인의 결혼 증가는 다문화 사회, 다양한 문화의 수용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문화 다양성과 이주민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은 미흡하다. 물론 다문화 가정을 특수성을 가진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같은 시선으로 눈 마주치고, 공감하고 이해하고 수용하길 기대한다.

다문화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문화 사회란 다양한 언어, 종교, 관습, 가치관, 인종, 민족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들이 참여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사회를 뜻한다. 더불어 다문화 사회란 외국인이 주류 문화에 동화되지 않은 상태로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거주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제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며, 지역 사회의 권리와 의무로서의 주체이다. 나와 다름은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이주민들의 문화적 배경이 다른 것은 마땅한 일이다. 다른 문화를 서로 배우고, 수용하고, 이해하며 한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웃이 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나는 아이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애국가를 부르고, 한국 놀이를 하며, 한국교육을 받는다. 철저한 한국인이란 뜻이다. 인종과 문화가 달라도, 언어와 생김생김이 달라도 우리 국민이다. 좀 더 편안하고 따뜻한 손길로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교육 현장의 변화와 지역 사회 환경의 변화를 통해 진정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살아있는 다문화 사회로 성장하길 바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름(차이)'은 `차별'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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