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세상을 바꾸는 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06.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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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우리는 꿈 꾼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더 많은 자산을, 더 높은 지위를 원한다.
그럼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기댈 언덕도 없는 이들은 허리 펼 날 없이 일해도 내 집 한 채 장만하기가 어렵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고, 수백 장의 자기소개서를 써도 오라는 곳이 없다. 고기 한 번 배부르게 먹은 적 없는데 지갑은 늘 얇다. 로또 한 장으로 인생역전을 기대하는 삶이 참 서럽다.
서민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늘 팍팍하다. 쥐구멍에 볕 뜰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투표를 한다. 선거 덕분에 내 삶이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 고문을 하며 정치인의 입만 바라본다. 정치인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힘든 삶을 막아줄 담보처럼 여기며 또한 번 속는다.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4000여 명이 선출됐다.
충북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 의원 등 184명이 선출돼 다음 달 1일부터 민선 8기 임기를 시작한다.
선거 기간 출마자들은 수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너나 할 것 없이 충북과 시·군 발전을 위해 살신성인하겠다는 말을 반신반의하면서도 믿는다. 그래야 내 삶에 변화가 생기니까. 
당선자들이 선거 기간 발표한 공약이 이행된다면 이보다 좋은 세상은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꿈을 키울 수 있고, 청년들은 취업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어르신들은 노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쯤 되면 복지국가인 스웨덴도 부럽지 않다.
당선자들은 축배를 들고 승리를 만끽할 것이다. 선거기간 도와준 캠프 관계자들도 눈에 밟히니 서민의 빛나는 삶보다 공신들에게 빚 갚을 방법을 고민할지도 모른다. 선거 때마다 제대로 된 일꾼을 자청했던 이들이 지나보면 ‘그 나물에 그 밥’‘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전락하는 이유도 다 여기 있을 것이다. 
정치인은 서민의 안줏거리로 자주 등장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우스개 얘기 중 정치인의 특징 10가지가 있다. △입으로 먹고산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정년퇴직이 없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엔 항상 나타나는 습성이 있다 △내 구역 관리는 잘한다 △되기는 어렵지만 되고 나면 버리기가 싫다 △현행 실정법으로 다스리지 못한다 △소리만 지르면 다 되는 줄 안다 △싸움을 잘한다 등이다.
당선자들이 임기 동안 가장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선거 공신도, 소속 정당도 아닌 유권자다. 임기 동안 선거 기간 시장을 누비고 거리를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던 그 간절함과 절실함을 기억한다면 당선자들은 좋은 정치인은 아니어도 서민의 삶을 갉아먹는 손가락질 받는 최악의 정치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면 당선자들은 5심(초심, 진심, 중심, 양심, 민심)을 가슴에 품어야 한다. 문제는 3심(욕심, 흑심, 의심)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 선출된 당선자들이 진정한 일꾼인지 허울 좋은 말꾼인지 유권자들은 앞으로 4년을 지켜봐야 한다.
명나라 문인 홍자성은 그의 저서‘채근담’에서“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선자들이 꽃길을 걷기를 바란다면 유권자들의 삶은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다. 그나마 유권자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누리고 싶은 권력은 내려놓고 어깨에 놓인 책임과 의무로 잠을 설치면 된다. 승리에 취해 봄바람에 취해 가야 할 길을 잃은 정치인들이 수두룩한 것도 사실이니 이 또한 요원한 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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