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와 암스트롱을 달에 보낸 여성 프로그래머
아폴로 11호와 암스트롱을 달에 보낸 여성 프로그래머
  •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 승인 2022.06.01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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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최경숙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

 

1969년 7월 20일은 인류가 최초로 달에 걸음을 내디딘 역사적인 날이다. 아폴로 11호와 닐 암스트롱. 달 착륙 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단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대단한 업적 뒤에 숨은 공로자가 있다. 오늘은 이 숨은 공로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마거릿 해밀턴(1936년 8월 17일 출생)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시스템공학자, 사업가이다. 그녀는 미시간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1960년대에 MIT에 임시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시대에는 컴퓨터 사이언스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기였기에, 그녀는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여 날씨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후, 그녀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스카우트 되었고 달착륙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된다. 당시 개발환경은 매우 열악했고, C언어조차 없던 시대였기에 프로그래밍하는 일은 어마어마한 수작업이 필요했다고 한다. 마거릿이 손으로 코드를 적어서 재봉사들에게 넘겨주면, 재봉사들은`1'은 구리선을 코일에 통과시키고,`0'은 코일에 구리선을 감는 방식으로 코딩했다고 한다. 즉, 제대로 된 프로그래밍 언어 개념도 잡히지 않았을 때 2진법을 사용한 기계어를 통해서 아폴로호를 달에 보냈다는 이야기다. 그녀가 수작업으로 코딩한 양을 책으로 쌓으면 마거릿의 키만큼이나 된다고 한다.

심지어 그 당시 나사(NASA)의 최신형 컴퓨터는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CPU보다 한참 뒤처지는 저스펙. 다만, 당시에는 저런 컴퓨터의 가격도 엄청났기에, 우주왕복선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가 컴퓨터가 비싸서 다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마거릿 해밀턴이 없었다면 미국의 달 탐사 계획은 몇 년이 늦춰졌거나 아예 실패로 끝났을지 모른다.

그녀가 이런 업적을 세우기 전까지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수학의 한 분야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그녀는 컴퓨터공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가 짠 소프트웨어는 너무나 훌륭해서 아폴로 미션 이후 개량을 거쳐 우주왕복선에도 쓰였으며 요즘은 항공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2016년, 그녀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아폴로 계획을 위한 기내 비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휘한 공로로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그녀의 나이는 85세.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지 아직도 정정한 것 같다. 소프트웨어 개발 초창기에 이렇게 연필과 두뇌만으로 코딩을 한 괴물 같은 분들의 활약 덕분에 오늘날의 IT 문명사회가 꽃피우게 되고 디지털 세상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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