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인상이 두려운 이유
물가 인상이 두려운 이유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5.23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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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6·1 지방선거에 묻히고 있지만 물가 인상이 심상치 않다.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밥상과 밀접한 식료품들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가계부담도 커지고 있다.

햇감자 20㎏ 한 상자가 10만 원에 육박하고, 삼겹살이 껑충 올라 금겹살로 판매된 지 오래다. 전 국민 생활 음료가 되어버린 커피는 은근슬쩍 가격이 인상돼 판매 중이고, 콩기름 역시 지난해보다 30% 이상 오른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밀과 옥수수 등 곡물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공산품과 달리 곡물 재배는 1년이 지난 후 결실을 보다 보니 물가인상 요인이 당장 제거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쟁 상황에 따라 국제 곡물 유통도 달라지겠지만 최소 1~2년은 물가인상으로 인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라면이나 햄버거, 빵과 같은 식품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물가인상의 여파는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식용유 사재기가 포착되고 있고 대형 쇼핑몰들은 1인당 구매제한 조치까지 내렸다.

일반인들의 사재기 현상은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불안심리로 인한 사재기 현상도 간과할 수 없는 형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자 세계 주요 곡물생산국들이 잇달아 수출금지에 나섰다.

인도가 밀 수출을 전격 중단하였고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금지했다. 어느 때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기회지만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수출 금지가 내려진 것이다. 만약의 식량부족 사태를 대비한 조치이다. 결국 곡물재배를 포기한 수입국에서는 곡물가 인상의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수출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물가상승이라는 요인이 위험 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을 앞세운 21세기에 식량 부족사태가 과연 벌어질까 싶었던 일이 전쟁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5%대를 위협하며 치솟는 현실에서 물가인상은 단순히 물가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우려는 더 크다.

코로나19로 긴급 투입된 예산들이 물가인상과 더불어 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있고, 환율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금리 인상을 추가적으로 검토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0.5%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맞닿아 있다.

환율은 우리나라엔 민감한 경제지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원화보다 달러를 선호하면서 원화가치는 하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자본이 한국에서 발을 빼면서 우리나라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하락 국면을 면키 어렵다. 이는 결국 IMF 때 처럼 서민 경제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유류와 가스 등 에너지 수요와 가격 역시 비상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율을 고려한다면 친환경 에너지전략을 강구하지 않으면 에너지 부족에 시달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국내외 모든 상황이 살얼음판이다.

정부는 6.1 지방선거가 끝난 후 하반기 경제상황과 물가변화 등을 감안해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물가와 금리와 환율 문제는 국민의 삶을 직결되어 있다. 국민의 생존이 위협받기 전에 새 정부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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