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계절의 여왕, 견(silk)은 섬유의 여왕
5월은 계절의 여왕, 견(silk)은 섬유의 여왕
  •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 승인 2022.05.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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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일년 중 가장 푸르른 날씨를 자랑하는 5월은 무르익은 봄을 맛볼 수 있는 달이다. 겨우내 잠들었던 풀과 나무가 소생하고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하는 봄의 절정인 5월을 우리는 소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른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고 신록의 계절이다. 우리의 삶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옷을 만드는 가장 기본 재료인 섬유에도 여왕이 있다. 바로 봄처럼 아름답고 우아한 `견(silk)'이다.

견은 오랫동안 섬유의 여왕이라 불리며 발견된 초기부터 지금까지 최고급 의류소재로 손꼽히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며 다양한 기능성 신소재들이 개발되어 왔지만 견이 갖는 고유한 우아함, 아름다운 광택, 촉감을 완벽히 모방할 수 있는 소재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에는 자기의 몸에서 실을 뽑아내어 고치를 짓는데 이 누에고치로부터 얻어지는 섬유가 견 섬유이다. 견 섬유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기원전 2640년경 중국의 황제비 서릉씨가 뽕나무 아래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누에고치 하나가 뜨거운 찻잔 속에 떨어졌다. 시녀가 누에고치를 찻잔에서 건져내려고 하자 누에고치가 풀리면서 길고 부드러운 견 섬유가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우연한 계기로 누에고치에서 실을 얻는 방법을 발견한 후 지금까지 견 섬유 대표적인 고급옷감으로 사용되고 있다. 누에고치 하나에서는 약 1.5㎞의 견 섬유를 얻을 수 있다. 견 섬유의 특성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hermes)를 보면 알 수 있다.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색상으로 염색되어 우아한 광택을 자랑하는 견 스카프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광택과 우수한 염색성이 견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매년 연말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하는 여배우들의 드레스에서도 견 섬유의 우수한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여배우들이 레드카펫을 걸어갈 때 드레스의 실루엣은 발걸음과 같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아래로 떨어지는 드레스 자락이 우아한 자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견 섬유의 우수한 드레이프성에 의한 것이다. 드레이프성이 좋은 옷일수록 유연하여 착용 시 인체의 움직임을 구속하지 않는다. 드레스에 사용되는 견 섬유의 종류도 다양하다. 살이 은은히 보이는 가장 얇은 두께의 소재는`쉬폰(chiffon)'또는`오간자(organza)', 가장 강한 광택과 매끈한 표면감을 나타내는 것은`새틴(satin)', 높은 중량감으로 드레이프성이 가장 높은 `벨벳(velvet)'등, 드레스에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견 섬유소재이다.

그러나 완벽하게만 보이는 견 섬유에도 부족한 점은 있다. 견 섬유는 땀과 일광에 취약하다. 이에 견 섬유소재의 의류를 입고 땀을 많이 흘린 날은 착용 후 바로 세탁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세탁 후 건조 시에는 그늘에서 건조하여야 황변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고급소재인 만큼 세탁 시에도 약간의 주의를 요한다. 가정에서 세탁 시에는 미지근한 물에 울 샴푸와 같은 중성세제를 이용하여 손빨래하고 의류 형태와 용도에 따라 가급적이면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격적으로 날이 더워지기 전 5월을 확실하게 즐기는 방법으로 자연에서 선물한 아름다운 섬유인 견 섬유로 만든 멋진 의류를 입고 나들이를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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