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끝나지 않았다
팬데믹 끝나지 않았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05.17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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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북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가 않다. 이미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50만 명에 달하고 누적 발열자는 121만 명을 육박하는 등 국가적 초비상사태다.

북한 당국이 연일 긴급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미 확산된 대유행을 막기에는 여력이 없어 보인다. 현재 북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김정은 위원장은 전시 상황에서나 사용할 만한 `대동란'이란 표현까지 입에 올렸다.

경제적으로 매우 빈약한 북한은 백신접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한 전 세계 국가와는 달리 국경을 꼭꼭 걸어 잠그는 방법으로 코로나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결국 재앙을 맞았다.

급박한 위기 상황에 북한이 차선책으로 꺼내든 조치는 국경폐쇄보다 더 강력한 인민 봉쇄정책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집에서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가뜩이나 하루하루 먹고 살기 급급한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 조달에 발을 묶는 봉쇄정책은 그냥 앉아서 죽으라는 소리다.

이제 막 정권을 이양한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 백신과 의약품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김 위원장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급한대로 인동초 덩굴 꽃이나 버드나무를 달여 먹으란다. 북한 주민들이 다 죽어나자빠져도 남한 지원은 절대 받지 않겠다는 심사다.

북한의 딱한 사정이야 어쩔 수 없다 치고 거리두기 해제 등 각종 제재를 풀며 일상생활로 급히 돌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코로나 정책은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국민 88%가 백신을 접종한 우리나라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 수 십 만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사실상의 집단면역에 실패했다.

감염 뒤 회복한 사람이 많고 감염자가 점점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긴 해도 정부가 제재 완화를 서두르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섣부른 자만심이 아닌가 싶다.

세계적 감염병 권위자이자 미국의 코로나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인류가 코로나에 대한 집단 면역을 절대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 이유로는 소아마비나 홍역 바이러스와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가 생기고 있다는 점과, 잦은 변이 탓에 코로나 백신이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파우치 박사는 우리나라와 같이 각종 제재를 풀고 일상생활로 복귀중인 미국에 대해서도 올 가을과 겨울에 또다시 1억 명 이상의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또 중국이나 북한의 봉쇄정책에 대해서는 임기응변책일 뿐 결코 코로나 집단감염을 피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학계에서도 코로나는 풍토병처럼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수는 있어도 박멸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백악관은 파우치 박사의 고언을 귀담아 듣고 일찌감치 225억 달러의 대응 예산을 의회에 요청해 놓았다. 또 변이 맞춤형 차세대 백신개발을 준비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지구촌을 휩쓴 대유행병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계속 변이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란 놈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은 안심·방심·자만심이다. 새 정부는 이 땅에도 곧 가을이 오고 겨울이 찾아온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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