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정치 속 정치신인들의 포진
양당 정치 속 정치신인들의 포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5.16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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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6·1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쳤다. 마감 결과 충북은 총 346명이 후보로 등록해 평균 경쟁률 1.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예년보다 낮은 경쟁률이지만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양당제가 더 굳건해졌다는 분석이다. 선거는 조직력 싸움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후보자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이다. 제3지대인 소수정당을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충북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12곳 중 다당 후보가 등록된 곳은 증평, 보은, 영동, 제천, 충주 등 5곳에 불과하다. 단체장 선거에서 절반이 넘는 지자체가 양당 후보만 경쟁하는 선거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지방의회 역시 양당제 후보군이 압도적이다.

충북도의회 의원선거 14곳 중 1곳에만 무소속 후보가 도전해 콘크리트 양당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청주시의회 의원선거에서도 14곳 중 7곳, 충주시는 7곳 선거구 중 6곳, 제천시는 5곳 중 3곳이 양당 후보 간 경쟁으로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그만큼 무소속이거나 소수 정당 후보가 지방정치에 발을 들여놓기란 험로인 셈이다.

양당제에 대한 폐해는 권력의 고착화란 점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수없이 거론됐다. 지난 대선에서도 다당제가 요구될 정도로 한국의 정치토양을 바꿔보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두달 만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서도 여전히 양당 구도이고, 소수정당이 퇴보하며 압도적인 양당 정치가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유권자들은 제3의 지대를 고를 수 없는 선택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당 아니면 저당을 찍게 되는 상황에서 유권자 간 갈등이 깊어지게 되고, 지지자들이 응집하면서 제3정당들의 입지는 그보다 훨씬 좁아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직이나 인력, 선거자금 동원이 어렵고, 언론의 노출 빈도나 홍보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제3정당은 경쟁에서 밀려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나친 양당체제는 대의 민주주의를 퇴보시킬 소지가 크다.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정당의 방침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충북지사와 11개 시장·군수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 보수적인 지역 정서가 단체장 선거에 여성 후보 한 명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방의회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는 미약하지만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들의 정치 경험 부족이 큰 정치에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세력화를 하지 못하는 여성정치의 한계를 여성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지만 남성중심의 지방정치도 궤도수정이 필요한 지점이다. 지방 분권의 요구 못지않게 여성들이 현실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구조를 만들어주는 일도 기득권 정치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극심한 양당제 편중에도 등록 후보자 면면을 보면 긍정적인 신호도 읽힌다. 무엇보다 예년 선거 후보와 달리 젊은 정치 신인들이 많이 추천되었고, 당선권에 포진시켰다. 이는 젊은 정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정치변화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20대 30대 정치신인들의 등장은 유권자의 이목을 끄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정치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을 정당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기득권을 조금이나마 내려놓는 효과를 만들었다. 이처럼 정치신인들의 포진은 지방분권시대를 여는 또 하나의 시험대라는 점에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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