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내 편에 묻힌 우리
나, 내 편에 묻힌 우리
  •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 승인 2022.05.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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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에 표 차이가 0.73% 밖에 나지 않은 박빙의 선거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패자도 결과를 승복하지 못하는 느낌이고, 승자도 우월적 지위에서 국정을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표 차이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현재 나아가고 있는 극단적 양분체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폐단이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당선을 위해 곧잘 `갈라치기'를 선거에 이용한다. 이에 따라 유권자의 표심도 요동을 친다. 한 번 내 편이다 싶으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든,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든, 전과가 있든 말든 검증의 시간을 포기하고 `무조건'을 외치며 열망한다. 정치적 능력이나 향후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남을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도 그 속에 동화되어 가고, 한쪽에서 증거를 들이밀며 `부정부패'를 외쳐도, 그 사람을 옹호하며 반대에 선 사람들의 주장을 `유언비어' 내지는 `왜곡'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다 보니 현재도 국민들이 선호하는 양당의 지지율은 거의 박빙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의 생각은 나와 내 편만 존재하도록 설계되었다. 정부를 구성할 때도 아무리 훌륭한 인재가 있어도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과 다르다면 인선을 포기한다. 아무리 실력이 없어도 정치적 색깔이 나와 같은 색이면 그 사람이 적임자가 된다. 색깔에 따라 내 편이 만들어지고 잡동색이거나 다른 색이면 철저하게 타파해야 할 대상 내지는 가까이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구분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을 어느 색깔이 잡을 것인지에 관심이 더 많고, 눈치를 보아가며 당선 가능성이 큰 색에 가까이 가려고 줄을 선다. 줄을 선 사람들도 어느 시점에 가서는 그 색깔의 사람들이 원하는 말과 행동을 함으로써 같은 이념을 가진 것 처럼 포장을 한다. 잘 포장된 내용물은 뜯어보지 않으면 그 속을 알 수 없다.

그런 정치적 풍토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서 협치라는 용어가 실종된 듯하다. 국민의 이익을 위한 행정을 하기보다는 차기에 어떻게 해야 정권을 잡을 수 있는지에 더 관심과 생각에 빠져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고 자랑하면서도 후진국에서나 볼법한 이슈들이 연일 신문지상과 뉴스를 장식한다.

대선 주자로 나와 패배한 사람들은 이제 국회의원이라도 하겠다며 분주하다. 책임을 지라고 경고하는 사람은 색이 다른 상대방일 뿐 대다수 사람은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반반인 세상에서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득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내 편만 귀중하고 우리를 도외시하는 과정에서 정치는 후퇴하고 끊임없는 반목이 성장에 장애물로 남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을 했다. 이제 소모적 정쟁을 끝내고 협치와 관용과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풍토를 만들자. 그것만이 힘의 우위를 내세운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길이다.

반쪽으로 분단된 국가에서 또 반쪽으로 갈라 후손에게 물려준다면 그들에게 비젼이 있겠는가. 미래세대들을 위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물려주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기성세대들이 나와 내 편으로 가르는 이기적 행동을 버리고 `우리'로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나갈 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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