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마음 그대로 군민과 약속지키려 충실했습니다”
“취임 첫 마음 그대로 군민과 약속지키려 충실했습니다”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2.05.09 1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선 포기 … 16일 퇴임하는 박세복 영동군수에게 듣다
좌초 위기 늘머니랜드 레인보우힐링관광지로 부활
先 공공투자 전략 주효… 1천억대 골프장·호텔 유치
미래 성장동력 `양수발전소' 결정 가장 기억에 남아
송사로 표류 용산산업단지 준공 … 100% 분양 목전

박세복 영동군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감한 퇴장을 결단해 주목됐던 인물이다. 3선이 유력시 됐지만 욕망을 떨치고 스스로 출마를 접어 물러설 때를 안다는 인정을 받았다. 단체장의 3선 장기 재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군민들에게 밝혔던 소신과 약속을 지키고 후배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양보하겠다고 했다.

그는 임기가 한달여 남았음에도 오는 16일 조기 퇴임한다. 군민 곁에서 영동 발전을 위해 할일을 찾겠다고 했다. 그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 지난 8년간 어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일했나.

△두 가지다. 고향 영동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넘치던 초심을 잃지 말자는 각오로 일했다. 또 취임식 때 군민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자고 자신과 약속했다. 군민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행정에 최선을 다했다.

군수들마다 새로운 대형 사업을 벌여 예산이 방만하게 운용된다는 말을 취임 후 많이 들었다. 박세복 이름을 단 사업을 하고 싶은 자신감과 욕심도 있었지만 표류하는 대형사업부터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받아들였다.

우선 부진에 빠져 좌초 위기에 놓인 늘머니과일랜드의 부활과 송사에 얽혀 난항을 겪던 용산산업단지 준공 및 분양에 주력했다. 늘머니랜드는 레인보우힐링관광지로 다시 디자인해 살려냈고 용산산업단지는 100% 분양을 앞두고 있다.



앞서 말대로 박세복표 사업에 앞서 지역의 현안해결에 전념한 박 군수는 그래서 전임자가 남겨놓은 설거지만 했다는 농담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박 군수는 설거지를 확실하게 끝냈다는 평가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군민과 약속한 공약 실천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시민단체의 공약이행 평가에서 4회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결과가 초심을 잃지말고 약속을 지키자는 소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10여년간 삐걱거려 잡초만 무성하던 늘머니과일랜드 부지에 미래 100년 먹거리를 창출할 레인보우힐링관광지를 조성한 것이 아닐까 한다. 지역 특화자원인 과일·와인·일라이트 등을 활용한 과일나라테마공원을 비롯해 와인터널, 웰니스단지, 힐링센터, 복합문화예술회관 등을 차례로 조성해 민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골프장의 경우 1년 이상 걸리는 사전 행정절차를 미리 마무리 해 투자자가 바로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코로나 사태로 투자가 위축된 와중에도 골프장(18홀)과 호텔(101실) 등 100억원에 달하는 민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호텔을 함께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민간 투자가 성사된 것은 이런 나름의 전략이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레인보우힐링관광지가 영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중부권 최대 힐링 휴양지로 거듭나는 상상을 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 오른다.



군 지역 규모로 결코 쉽지 않았던 민간투자 유치에 여러개의 굵직한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 박 군수는 공공부문 투자를 앞세워 민자의 유치여건부터 만들자는 전략이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진것 같다고 자평했다.

특히 박 군수는 영동군 개청이래 최대 규모 국책사업인 양수발전소 유치를 8년 재임기간의 가장 감동스런 기쁨으로 기억했다.

박세복 군수가 지난 2018년 재선 군수에 취임한 후 역량교육을 받고 있는 직원들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격려하는 모습.
박세복 군수가 지난 2018년 재선 군수에 취임한 후 역량교육을 받고 있는 직원들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격려하는 모습.

 


-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을 꼽는다면.

△미래 영동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양수발전소 유치가 결정된 순간을 꼽고 싶다. 양수발전소 유치는 3만2000여 군민이 건의문에 서명하고 범군민 결의대회를 여는 등 군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1조 1000억여원이 투입되는 우리 군 개청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다. 1조3500억여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780여명에 이르는 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양수발전소가 건립되면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돼 지역 발전을 앞당길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입지 평가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아 전국 후보지 가운데 가장 먼저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 사업 유치에 큰 힘이 돼주신 군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텐데.

△열심히 일해 얻은 결과가 정치적 공세로 오해를 받았을 때다. 특히 지난 8년간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레인보우힐링관광지가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유언비어와 편견으로 구설에 올랐을 때 심적 고통이 컸다.

지난해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레인보우힐링관광지의 조경수와 조경석 구입 과정이 지적됐다. 근거없는 편견과 오해 투성이 지적이었다. 도저히 수긍할 수 없어 우리 스스로 진실을 밝혀내자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자체 감사할 경우 신뢰를 담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이런저런 헛소문과 억측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언행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소귀에 경읽기다. 레인보우힐링관광지는 소멸 위험지역인 영동군을 미래에도 생존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비상한 각오와 사명감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추진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도 반칙도 없었음을 이 자리에서 다시 밝힌다.



연임에 3선 고지를 목전에두고 전격 퇴임을 결정한 박 군수의 결정에 대해 군민들은 적지않은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박 군수는 때가 때인 만큼 복잡한 속내를 쉬이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영동 발전을 위해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할 것이란 암시만 남겼다.



- 박 군수의 향후 행보를 놓고 추측이 난무한다. 계획이 궁금하다.

△지난 8년간 성원해 주신 군민들께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 우선 군민의 일원이 돼 영동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아 할 생각이다. 영동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이나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 군민들께서 제게 새로운 소명과 역할을 주시리라고 믿는다.



- 차기 군수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전임자가 펼친 정책에 큰 문제가 없다면 계속 추진해 주시길 바란다. 레인보우힐링관광지 조성, 양수발전소 건립, 일라이트산업 육성 등의 사업은 꼭 이어가 주셨으면 좋겠다.

영동만 가지고 있는 차별된 자원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영동이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미래 100년을 책임질 사업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발전을 위한 장기 전략을 세우고 기틀을 마련하는데만 8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700여 공직자와 군민이 함께 기틀을 다진 사업들이 헛되지 않도록 차기 군수가 꾸준히 투자하고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박세복 군수(오른쪽)가 지난 3월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으로부터 한국지방자치경영 종합대상을 받은 모습.
박세복 군수(오른쪽)가 지난 3월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으로부터 한국지방자치경영 종합대상을 받은 모습.

 


- 8년간 함께했던 공직자들에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영동발전을 위해 헌신한 700여 공직자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가슴 뭉클한 영광의 시간이었다. 휴일 없는 강행군에 함께 동행해 준 공직자 여러분이 계셨기에 외롭고 힘들지 않았다. 일이 진척되는 것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급한 성격 탓에 직원들을 조급하게 다그친 적도 있었다.

너그럽게 감내해주신 공직자들께 깊은 사과와 함께 감사를 드린다. 새로 취임하는 군수께서 더 나은 영동을 열어갈 수 있도록 제게 베풀어주셨던 지혜와 힘과 용기를 발휘해 주시기 바란다.



- 16일 퇴임식을 갖는다. 임기 전에 퇴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3선 불출마를 결정할 때보다 조기 퇴임을 놓고 고민을 더 많이 했다. 민선8기가 출범하기 전에 군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지난 8년간 펼쳐놓은 사업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제가 한 일들이 과연 군민들의 공감을 얻고있는 지 제 임기 중에 확인하고 싶었다. 민선8기 인수위원회가 눈치보지 않고 소신껏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군수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저의 불출마를 두고 난무하는 유언비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악용되는 것을 보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직접 해명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8년간 군정을 이끌어온 박 군수는 요즘, 3선 포기 선언보다 조기 퇴임 결정을 발표 해놓고 되레 적잖이 속 앓이를 하고 있었다.

/권혁두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