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시 진학 비율 90% 사설 모의고사 필요한가?
고3 수시 진학 비율 90% 사설 모의고사 필요한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04.2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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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전국평가 연 6회 외에 돈 내고 2회 진행
학생·학부모 “시험도 잦은데 굳이” … 실효성 의문
미응시자 온종일 자습 등 학습권 박탈 … 불만 고조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들이 돈을 내고 한해 두번 치르고 있는 사설 모의고사를 놓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적지않다.

충북도내 고3 학생들의 수시 진학 비율이 90%에 이르는 상황에서 사설 모의고사가 과연 필요한 것이냐는 주장이다.

게다가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은 시험 당일, 하루종일 자습을 해야하는 등 학습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과 일반고 등에 따르면 도내 일반고 3학년 학생들은 한국교육평가원이나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모의고사평가를 1년에 6번 치른다.

여기에다 평가시험이 없는 달에는 돈을 내고 시험을 보는 사설 모의고사를 상반기와 하반기 각 한 차례씩 시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13일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렀다. 오는 6월 9일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전국 연합학력평가가 예정돼 있다.

4월 치러진 시험과 6월 예정된 시험 사이인 다음달 24일에는 사설 모의고사가 또 예정돼 있다.

문제는 도내 일반고 고3 학생들의 90% 정도가 수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 과연 사설 모의고사가 필요하냐 하는 점이다.

고3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수시 전형 비율이 높은 상황인데 굳이 사설 모의고사를 과연 돈을 내고 치러야 하는 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한다.

고3 아들을 둔 학부모 정모씨는 “충북 도내 대다수 학생들이 수시전형으로 대학을 진학하고 있는 상황에서 1학기에는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교내 행사나 대회 준비를 하기에도 빠듯한 데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앞두고 2주 전 1만7000원을 내고 사설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정씨는 또 “희망자에 한 해 사설 모의고사를 치른다고 해도 시험 당일 정상수업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미응시자는 자습으로 시간을 보내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시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청주 모 고등학교 3학년 김모양은 “전국적으로 치르는 시험은 무료이고 또 모두 시험을 보지만 사설 모의고사는 시험을 치르지 않는 학생들 모두 자습을 하고 있다”며 “사설 모의고사 결과도 받아 보지 못한채 2주 후인 6월 또 전국학력평가를 치러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설 모의고사를 아예 시행하지 않는 고교도 있다.

몇년전부터 사설 모의고사를 치르지 않고 있다는 A고교 관계자는 “대입에서 수능시험 영향력이 줄다보니 사설 모의고사를 치러야 할 명분이 없다”며 “전국 연합평가에 비해 참여 인원도 적은 사설 모의고사는 효용성도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주말에 사설 모의고사를 시행한 적도 있지만 시험 희망자가 많지 않았다”며 “전국연합평가든 사설 모의고사든 점수로 자신의 수준을 판단하다보니 학생들에 혼란을 주는등 역기능도 적지 않아 사설 모의고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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