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의 원인과 평가 방법
코막힘의 원인과 평가 방법
  • 나기상 한국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 승인 2022.04.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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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나기상 한국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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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막힘은 비강과 부비동 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 코막힘이 지속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일에 흥미를 잃게 된다. 또한 주의력 산만, 기억력 감퇴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코골이, 수면장애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학생에게는 학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유·소아에서는 코를 통하는 비호흡 대신 입을 통한 구호흡을 하게 되어 상기도감염이 자주 발생하고 상악골의 발육장애로 치열의 불균형과 얼굴이 위아래로 길어지는 소위 아데노이드 얼굴을 초래할 수 있다.

코막힘의 원인은 다양한데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비강 외의 원인으로 전비공의 협착, 안장코 등과 같은 외비의 기형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둘째는 코막힘의 주된 발생부위인 비강 내 질환으로 비중격만곡, 비갑개 비후, 급성 비염(코감기), 알레르기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 부비동염, 비용(폴립), 양성 혹은 악성 종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비강 뒤에 있는 비인강의 병변, 즉 아데노이드 증식증, 후비공 폐쇄, 비인강 종양 등도 코막힘의 원인이다.

코막힘의 양상에 따라서도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급성으로 발생한 코막힘은 급성 비염(코감기)과 같이 일시적인 점막의 종창과 분비물의 저류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만성적인 경우는 만성 부비동염, 하비갑개 비후, 알레르기 비염, 비용, 종양 등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다. 좌우 교대로 코막힘이 있을 때는 비중격만곡과 이에 수반되는 대상성 하비갑개 비후가 원인일 가능성이 많고, 한쪽에만 코막힘이 있는 경우에는 비강 이물, 상악동후비공 비용, 양성 및 악성 종양, 치아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부비동염, 진균(곰팡이)에 의한 부비동염 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또한 유·소아에서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증식증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한쪽에서 악취가 나는 콧물과 코막힘을 보이면 비강에 이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비강이나 부비동의 질환 외에도 여자에서는 월경이나 임신 중에 여성호르몬의 증가로 비점막이 종창되어 코막힘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말단비대증 등과 같은 내분비 기능 이상도 코막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코올(음주)이나 혈압강하제, 혈관확장제, 경구 피임약, 아스피린을 비롯한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코막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코막힘의 치료제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혈관수축제 스프레이는 단기간(1주일 이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분무할 때에는 반동현상으로 일정시간이 지난 후 오히려 혈관이 확장되므로 코막힘이 더욱 심해져서 점점 더 자주 분무해야 하는 약물중독성 비염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정신적으로 불안, 적개심, 죄책감, 좌절, 분노 등 부정적인 정서 상태는 자율신경계의 비혈관 조절을 방해하여 코막힘과 콧물을 유발할 수 있다.

코막힘을 평가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그 동안 코막힘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검사 방법이 개발되었으나 환자가 느끼는 코막힘의 정도와 검사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코막힘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이므로 사람마다 코막힘을 느끼는 역치가 다를 수 있다. 즉 비강에 매우 좁은 부위가 있음에도 코막힘을 전혀 호소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강이 넓음에도 심한 코막힘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코막힘의 원인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성향을 포함한 자세한 병력을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각 개인의 코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비강을 통하는 공기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비강검사, CT나 MRI와 같은 영상검사, 비강의 단면적과 부피, 비저항 등을 측정하는 객관적인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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