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도 무심천의 벚꽃처럼
클래식 음악도 무심천의 벚꽃처럼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2.04.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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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얼마 전 음악을 전공하는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음악과에 학생이 없어서 큰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국립대학교 음악과도 미달이 되어 추가로 학생모집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반면 전문대학 실용음악과는 지원자가 넘쳐 몇십 대 일의 지원율을 자랑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어둠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한 20여 년 전에 음악 하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앞으로 벗 꽃피는 순서대로 음악대학교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던 생각이 든다. 그때는 막연하게 아이들 출생률이 줄어서 학생이 없을 것이라 예상을 했었는데, 현실은 출생률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다는 지원자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던 것이었다.

클래식 음악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80년대 전후로 클래식 음악의 전문성과 다양성으로 대중가요에 앞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음악의 본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사실상 충청북도 내에 있는 대학 중 그래도 명목을 유지하면서 모든 클래식 장르를 형식적으로나마 갖추고 있는 대학은 거의 없다.

필자는 83년부터 퇴직하던 지난해까지 학교현장에서 아이들 음악을 지도해 왔다. 예를 들어 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도 중반까지는 학교오케스트라 단원을 뽑을 땐 많은 학생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들고 오디션장에 나타나 가슴을 조이며 오디션을 보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연주를 잘하는 아이들은 예술중학교에 진학하여 음악을 전공하고 예술가가 되겠다는 꿈들을 가지고 열심히 음악을 공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 큰 학교오케스트라 단원 중에 음악전공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사실 클래식 음악은 대학에 진학하고 예술가가 되기까지 피나는 연습과 많은 돈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선생님께 사사 받으려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연습시간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하루에 10시간 이상은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레슨비, 연습시간, 꾸준하게 연습하고 피 말리는 경연대회 참가 등이 클래식 음악도들이 음악을 접게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가가 된다 해도 기본 생계를 유지할 길이 막연한 것은 사실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로 취업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아마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클래식 쇠퇴의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또한, 물론 인구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음악을 하고 싶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다가 요즘 대중음악이 우리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본류 음악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중 가수가 연예인으로 등극하면서 청소년들의 로망이 연예인 따라잡기의 일원이 되다 보니 대중 가수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중음악이 최고의 음악 장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무심천의 벚꽃이 청주 시내를 환하게 만들고, 오랜만에 많은 시민이 천변으로 나와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웃고 떠들고 기쁨을 만끽하는 4월의 어느 날이다. 클래식 음악도 오늘처럼 활짝 피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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