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축구' 벤투, 경질설 딛고 임무 완수
`뚝심축구' 벤투, 경질설 딛고 임무 완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3.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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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승률 70%로 마무리
역대 대표팀 사령탑 단일 재임기간 최다승도
`빌드업 축구' 본선 강팀 상대로 통할지 관심

파울루 벤투(54)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4년의 `뚝심 축구'로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지난 2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UAE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졌다.

최종예선 9경기 무패를 달리던 벤투호의 첫 패배다.

지난달 초 시리아와 최종예선 8차전 승리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업을 이뤄낸 한국은 지난 24일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에서 11년 만에 이란을 격침하며 선두에 올라섰으나, UAE와 최종 10차전 패배로 전 경기 무패를 놓치면서 최종 2위(승점 23·7승2무1패)가 됐다.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인 2018년 8월22일 한국 지휘봉을 잡았다.

벤투호의 출발은 좋았다. 2018년 9월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2-0 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1월25일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패하기 전까지 11경기 무패(7승4무)를 달렸다.

하지만 벤투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상대가 누구든지 후방부터 볼을 점유하고 공격을 전개하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를 고집했다.

벤투식 축구는 이후 2년 가까이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회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약팀을 상대로 빌드업 축구를 고집했고, 비효율적인 공격 전개로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부임 1015일째를 맞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넘어 한국 축구 역대 최장수 감독에 등극했을 때도 코로나19 때문이라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위기는 지난해 3월 한일전 0-3 참패로 더욱 고조됐다. 손흥민(토트넘)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치른 일본 원정이었지만, 경기력이 워낙 안 좋았다.

이어 9월 홈에서 치른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첫 두 판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기고, 레바논에 1-0 진땀승을 거두자 벤투 감독을 조기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계속 걸었다.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물음표가 붙었던 빌드업 축구가 서서히 느낌표로 바뀌었다.

`원정팀의 지옥'으로 불리는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 1-1로 비긴 뒤 UAE와 5차전 홈 경기에서 1-0 승리라는 결과뿐 아니라 압도적인 경기력까지 선보였다. 또 시리아와 6차전 3-0 대승으로 벤투 감독을 향한 경질론은 두 달 만에 사라졌다.

중동 원정 2연전을 앞두고 해외파 없이 치른 유럽 전훈에서 그동안 대표팀에서 활용도가 낮았던 백승호(전북), 김건희(수원), 김진규(전북)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아이슬란드(5-1 승), 몰도바(4-0 승)를 상대로 대량 득점을 일궈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또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이 빠진 채 치른 레바논(1-0 승), 시리아(2-0 승)와 최종예선 7~8차전까지 모두 잡아내며 벤투 축구를 향한 비판은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지난 이란과의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는 벤투호의 최종예선 하이라이트였다.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 6만여 관중이 운집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난적 이란을 무려 11년 만에 꺾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란전 승리로 역대 대표팀 사령탑 단일 재임기간 최다승(28승)을 거둔 벤투호는 UAE전 패배로 월드컵 최종예선 승률이 70%에 머물렀다.

내달 1일 예정된 본선 조 추첨에서 어떤 팀과 만나느냐가 관건이지만, 벤투 축구가 본선에서 만날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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