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와 커지는 경제 불확실성
우크라사태와 커지는 경제 불확실성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2.03.10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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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금, 원유, 원자재, 곡물 가격이 치솟는 등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테크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민감한 것은 금이었다.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이 전날 대비 온스당 2.4%(47.40달러) 오른 2043.30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8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2069.4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는 `3차 오일쇼크'우려가 나올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8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는 등 우크라사태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리, 아연 등 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세계 최빈곤층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위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출렁이는 등 금융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3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코스피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하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600선도 위협받다가 10일 회복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가 한국을 비(非) 우호국가로 지정했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은 물론 우리 수출기업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수출기업은 이미 해운사들의 해상 물류 서비스 중단으로 현지 판매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환전 업무도 마비됐다.

충북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상되면서 어느 정도 대비해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충북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특정품목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품목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출 차질은 물론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수입하는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수급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고유가로 주유소 가기가 겁난다. 장바구니 물가도 오르고 있다. 이젠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는 상황을 넘어 스테그플레이션까지 우려되고 있다.

충청권 일부 지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설 정도로 물가상승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국내 사회경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심화되고 선거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위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선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6월 1일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야말로 선거 정국이 이어지면서 경제는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까 걱정이다.

국민들에게 가장 크게 피부로 와 닿는 것이 먹고사는 것이다. 위기국면이 아닐 수 없다. 위기국면 속에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 분위기에 매몰돼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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