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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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2.03.0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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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로 시작하는 노래 `희망가'가 떠오르는 날이다.

오미크론 확산세까지 집어삼켰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2일간의 치열한 선거 전보다 당선자는 이보다 더 전쟁 같은 5년을 보내야 한다. 국민의 삶을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으로 불멸의 밤을 보내는 날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선거 기간 쏟아냈던 수많은 공약. 지켜질지 모를 일이지만 그 공약에 누군가는 희망을 품고 또 누군가는 오늘보다 나은 삶을 기대할 것이다.

희망은 때론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매달리는 지푸라기인지 모른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기를, 청소년들은 꿈과 재능을 키우고 싶어한다. 취업준비생은 원하는 직장에 출근하고 싶고, 집 없는 설움에 지친 서민은 집 장만의 꿈을, 근로자들은 안전한 일터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당선자의 공약이 아님 말고 식이 되면 안 되는 이유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30세대 회원 636명을 대상으로 `청년들이 미래의 대통령에 바라는 것, 그리고 현재 고민'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지금보다 더 공정한 경쟁과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사회 만들기(29.5%)를 꼽았다. 이어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문제 도움(19.9%) △비수도권 지역에도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12.9%)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새 대통령에게 주거, 일자리 창출에 대한 바람보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불공정과 불균형 문제의 해소를 가장 먼저 바라고 있었다.

불공정, 불균형 해소 외에 청년들의 현재 고민은 무엇일까? 직장인은 △주거 문제(49.7%) △생활비 부족(17.2%) △이직 준비(15.1%)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생·구직자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 준비(62.9%)였다. 이어 △생활비 부족(11.7%) △사회경험 쌓을 기회 부족(11.3%)이 뒤를 이었다.

출판인들은 책 읽는 대통령을 희망했다. 대선 기간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대형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최근 출판평론가 김성신씨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새 대통령이 꼭 읽기를 바라는 도서 세 권을 추천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국제정치학과 교수인 브라이언 클라스가 쓴 `권력의 심리학(부제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과 옥스포드 대학 이언골딘 교수와 안보 전문가 로버트 머의 공저 `앞으로 100년(부제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올해 1월 출간된 김내훈 비평가의 `급진의 20대(부제 k포퓰리즘 가장 위태로운 세대)'등이다. 김 평론가는 책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가장 시대적 화두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신 평론가는 “국가를 이끄는 리더 그들이 책을 읽는다고 하면 그 책 자체로써 시대적 메시지”라며 “리더로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우리 시대 대통령들이 정말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들이다”고 밝혔다.

선거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게임이 아니다. 당선이 곧 권력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국민이 왜 선택했는지 행간을 읽기만 한다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수 안치환의 노래 `권력을 바라보는 시선'의 가사처럼 천사일 수도 악마일 수도 있는 권력 앞에 무릎 꿇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승리의 기쁨에 젖어 스스로 꽃길을 걷는 장밋빛 인생을 기대하는 당선자라면 국민의 삶은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이들에게 오늘은 희망의 끈을 잡고 싶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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