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과 산림관리
산불과 산림관리
  • 반기민 충북대 산림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22.03.0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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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반기민 충북대 산림학과 겸임교수
반기민 충북대 산림학과 겸임교수

 

최근의 이상기온과 함께 지난가을부터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비나 눈이 내렸어도 숲 바닥을 축일만큼 내리지 못했다. 이는 나무들의 갈증과 함께 나뭇잎이나 나무기둥(樹幹), 가지 등에 수분이 없어서 거의 마른 상태다.

이런 시기에 경남과 경북지역, 강원 동해안 지역의 산불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형산불로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상의 큰 피해를 가져왔다.

경북 울진과 강원도에서는 1만5000㏊ 규모의 산림이 산불로 소실되었다. 경남지역의 산불도 650㏊ 정도의 규모로 큰 산불이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1년간 산림을 벌채하고 식재하는 면적의 60%가 넘는다. 국내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온 산불로 기록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 상황은 이번만 발생할 수 있는 사태는 아닐 것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고 대책을 세워서 속히 추진하지 않으면 더욱 다양한 산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의 산림은 조림을 통하여 전 세계적으로 전 국토 녹색화를 이룬 나라라는 칭찬을 받았다. 나무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0여 년 지나오면서 우리의 산림은 임목 축적량이 매우 크게 늘었으며 다양한 산림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전쟁 즈음인 1953년에는 5.66㎥/㏊, 치산녹화 10개년을 시작하던 1973년에는 11.31㎥/㏊, 그리고 최근 2020년에는 165.18㎥/㏊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숲이 울창해지면서 우리의 산림에는 산불발생 요소가 많아졌다. 산림이 잘 자라고 산림의 축적량이 크게 늘어서 작은 산불도 크게 확산할 수 있는 여건이 된 것이다.

매년 발생하는 산불은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산림청의 자료를 보면 최근 2021년까지의 10년간 산불 발생 현황은 입산자 실화가 가장 많고 쓰레기소각, 담뱃불 실화와 주택화재로 인한 비화의 순으로 발생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일 것이다.

국민은 산불조심기간을 기억하고 산림에 들어갈 때는 화기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산림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과 논밭두렁을 태우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산림에는 낙엽 등이 많이 쌓여 있어서 산불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큰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산불 발생을 줄이거나 확산을 방지하려면 산림 내에 탈 수 있는 낙엽이나 낙지물 그리고 숲가꾸기 산물들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임산물을 활용하여 취사나 난방을 하는 시대가 지났지만, 최소한 산림 내에 있는 타는 산불요소(가연물질)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숲 가꾸기 면적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과 함께 숲 가꾸기를 실시하면서 나오는 산림 산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숲 가꾸기를 하면 산림 내에 햇빛이 도달하고 낙엽 등의 지피물들이 부식되는 시간이 단축되고, 하층의 식생발달을 도와줄 것이다.

깊은 산림까지 숲 가꾸기와 산림관리·경영을 위해서는 임도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외국 선진임업국들에 비하여 임도 밀도가 매우 낮다. 우리나라는 임도 밀도가 ㏊당 3.5m, 일본이 13m, 미국이 9.3m, 독일이 46m, 오스트리아 45m 정도로 우리의 임도 밀도는 매우 낮은 편이라 산림 내의 작업 조건이 매우 열악하다. 이렇게 산림이 관리되고 운영되기 위한 조건을 빠르게 추진하고 설치한다면 우리의 산림은 더욱 활용가치가 높고 산불예방 및 국민의 이용 가능한 숲길로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산불로 인하여 대면적의 피해가 발생하면 탄소를 방출하고 산림이 지닌 탄소 흡수기능도 약화시키게 된다. 큰 피해를 입은 산불 발생 지역주민들의 일상회복과 산림의 복구가 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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