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의 저녁식사
세 사람의 저녁식사
  • 김경수 시조시인
  • 승인 2022.03.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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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김경수 시조시인
김경수 시조시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김이박 세 사람이 술잔을 부딪쳤다. 그들은 절친한 친구들이었지만 견해가 서로 다른 이유로 종종 논쟁을 벌이곤 했다. 그들의 술잔 속으로 한 이야기가 흘러들었다. 선택에 관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화제였다.

맨 처음 김이 말을 꺼냈다. 김은 누구를 선택할거라는 말보다 세상이 거듭 변화하길 바란다며 진보적 성향의 편에 서서 말을 던졌다. 그리고 그것이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도 그 말이 틀렸다고 가로막고 반대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았다.

그러나 곁에 있던 이가 반문했다. 문제는 그 변화가 부작용 없이 긍정적으로 부응할 것인지 의문을 제시하였다. 무조건 변화라는 말이 썩 달가운 말이 아니라며 보수 성향적인 편에 서서 주장을 했다. 하긴 변화를 하려면 버려야 한다. 버리지 않고 변화할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버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이의 생각 또한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 시대의 모순과 갈등을 극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칫 경쟁에서 낙후되기 십상일 수가 있는 일이었다.

박은 두 사람의 말이 모두 옳은 말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하였다. 김과 이가 듣기엔 우유부단하고 어정쩡한 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박의 말은 계속적인 빠른 변화와 성장과 발전도 필요하고 그에 반해 비록 느리고 더디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절감하면서 현실에 조화롭게 부합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어쨌든 이제껏 변화는 의외로 진보와 보수의 그것과는 무관하게 개의치 않고 변화해 왔다. 다만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가 있었다.

이제 정작 본론을 묻는다면 진정한 선택이었다. 선택은 앞서 얘기한 주의적 사상과는 다르게 다른 얼굴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막상 선택은 또 다른 것이었다. 마치 물건을 살 때 물건은 마음에 들지만 값이 비싸 다른 물건을 선택할 수도 있고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것을 선택할 경우도 있다.

때로는 선택하고 싶지 않지만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비싼 대가를 치러서라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해서 정책이나 인물은 경우에 따라 사상적 성향을 바꿔 놓을 수도 있었다. 누구는 사상적 성향은 같을지라도 정책이 마음에 안 들거나 인물이 마음에 안들 수 있었다. 반면 누구는 사상적 성향이 다를지라도 정책이나 인물이 마음에 들 수도 있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선택은 분명한 것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아무리 같을 것 같지만 다를 수 있고 다를 것 갔지만 같을 수 있는 것이 선택이었다. 어찌보면 결국 선택은 바탕과 사실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 누굴 선택할 것인지 묻지 않았다. 얼마 후 그들의 저녁식사가 끝이 났다.

사람들은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선택에 의해서 가야 할 길이 주어지기도 한다. 그것이 운명이 될 수도 있고 역사가 될 수도 있었다. 어찌보면 선택이란 살아가는 자의 숙명적인 몫일 것이다.

그런데 그 선택을 결정짓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선택은 사람들 저마다 가치관의 기준과 척도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도 만약 누굴 선택하는 것이라면 그에 따른 가치관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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