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10명 중 8명은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10명 중 8명은 여성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3.07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보심평원 2020년 통계 … 4년전比 19% 증가
3050 절반 차지 … 사회활동·삶의 질 저하 초래
아침에 1시간 이상 뻣뻣한 증상 땐 의심해봐야

 

“저는 중학교 교사입니다. 학교에서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고 계단을 자주 오르내려야 합니다. 그런데 2년 전, 불과 얼마 전까지 당연했던 일들이 점점 힘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교무실 의자에 앉을 때면 인상을 쓰게 됐고 아이고하는 신음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다 어느 겨울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온몸이 쑤셔왔습니다. 손가락, 발가락의 작은 마디 하나하나가 모두 붓고 아팠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휴직계를 냈습니다. 순조롭게 흘러온 인생이 갑자기 멈춰선 듯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3월 8일은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국제연합(UN)에서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대표적인 여성질환으로 잘 알려진 것은 자궁경부암, 유방암, 갑상선 질환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류마티스학회 환자 수기 공모전에서 입상한 이 류마티스 환자 사례처럼 평소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신체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지속적인 만성 염증이 생겨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뼈가 침식되는 것을 말한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절의 파괴로 이어져 심각한 통증과 신체 기능 장애가 유발된다. 특히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시대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류마티스 관절염(혈청검사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기준) 환자는 총 12만4894명으로, 2016년(8만3718명) 대비 약 19% 증가했다. 이 중 여성이 전체의 약 80%인 9만9508명으로, 남성(2만5386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특히 사회 활동이 한창인 연령대에서 빈번하게 발병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9만9508명) 중 30~50대는 4만9020명(30대 5495명·40대 1만5178명·50대 2만8347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약 49%를 차지했다.

2020년 영국류마티스학회 공식 저널 `류마톨로지 어드밴시즈 인 프랙티스(Rheumatology Advances in Practice)'에 따르면 NHS 재단 킹스칼리지병원 류마티스내과 제임스 갤러웨이 교수가 유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코호트(동일집단) 연구결과 중등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45%, 중증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67%가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이미 은퇴를 한 전체 코호트 환자 중 23%가 정년보다 빨리 은퇴했다. 남미 지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정신적, 신체적 난조로 인한 업무 성과 저하 비율이 29.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염증 조절을 통한 통증 경감과 최대한의 관절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질환의 증상과 징후가 없는 `관해'에 이르도록 하는 게 목표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발표한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대상 연구인 `생물학적제제(바이오의약품) 등록사업(KOBIO)'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생물학적제제 또는 먹는 표적치료제 치료를 받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56.5%가 치료 시작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관해'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했다. 다만 질병 활성도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21.5%는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림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증상에 나타날 때 큰 경각심 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별한 이유없이 손과 발가락 관절의 통증과 붓기가 지속되고, 특히 아침에 1시간 이상 관절이 뻣뻣한 조조강직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