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에게 화답한 이재명
박상돈에게 화답한 이재명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2.0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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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백신 3차 접종자에 한해서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 소상공인의 고통을 덜어주자.”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17일 전국 일선 지자체장으로선 처음으로 코로나19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대정부 제안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련 긴급 관계관 회의를 열고 “현재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시점에서 기존 거리두기 규제 일변도의 방역 지침은 과학적 근거가 모호하다”며 “다중 모임장소의 영업시간을 늘려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 방역 당국에 건의해달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이날 두 가지 논리를 들어 자신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첫번째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의 제고', 두번째는 `비과학적인 영업시간 제한 근거'다.

우리나라의 백신 3차 접종률은 20일 현재 59.4%다. 2차 접종률이 86.4%에 달한 것에 비해 아직도 국민 10명 중 4명꼴로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3차 접종자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면 접종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다. 또 식당이나 카페 등 특정 영업장소의 규모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탄력적, 획일적으로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손흥민의 열렬한 팬인 박 시장은 그 과학적 근거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현장을 예로 들고 있다. 영국은 매주 10경기가 치러지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 관중들의 입장을 `노마스크' 상태로 무제한 허용하고 있다. 지난 19일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손흥민이 출전한 토트넘과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6만 관중이 자리를 빼곡히 메운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열린 영국 전역 10곳에서의 축구 관중 수는 50만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다음날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만명에 불과했다. 반면 당일 우리나라에서 확진자 수는 고강도 규제에도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현재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방침에 의문이 가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박상돈 시장의 방역 완화 제안에 대해 뜻밖에 대선 유세장에서 화답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9~20일 이틀간 호남과 경기 유세현장에서 박 시장과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는 유세장에서 “당선되면 불필요한 (현재의)과잉방역을 중단하고 부스터샷을 맞은 분들을 상대로 밤 12시까지 자유롭게 영업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는 진화하고 작고 날쌔졌지만 위험성은 떨어졌다. 위험한 곰탱이에서 작은 족제비로 바뀐 것”이라며 근거를 내세웠다. 이같은 이 후보의 주장에 방역 당국은 내심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지만 이 후보가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불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정부의 방역 정책을 전면 부정, 비판하는 언급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영업시간 제한 완화 주장은 앞서 박상돈 천안시장의 주장과도 상통한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목포 유세에서 “지금의 코로나는 2년 전 코로나가 아니다”라며 “방역(방식)도 초기에 원천봉쇄했던 방식이 아니라 유연하게 스마트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 모인 청중들을 향해 “이렇게 (유세현장에서 처럼) 다 모여도 상관이 없는데 식당에 6명 이상 모이면 안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방역당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일선 지자체장에 이어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까지 제기한 현행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대한 의구심. 묵묵부답에 국민은 이래저래 혼란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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