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치 삼독
탐진치 삼독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2.02.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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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불교의 가르침은 오랜 세월 동안 수천 갈래의 길로 뻗어나갔다. 그러나 인생을 불행으로 몰고 가는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에 따른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 처방은 여전히 불교의 핵심 가르침으로 손꼽히고 있다. 탐진치는 욕심, 성냄, 어리석음을 말하며 이 셋은 서로를 자양분 삼으면서 원인과 결과가 되어 우리의 삶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을 불행으로 몰고 가는 세 가지의 독소인 탐진치를 제거하는 탁월한 백신으로 계정혜(戒定慧) 삼학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대부분은 인생을 망치는 탐진치 삼독의 첫 번째인 욕심을 버리는 것이 행복한 삶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생을 망치는 첫 번째 주범인 욕심을 버리는 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오랜 세월 동안 행복한 삶으로 향하는 인생의 이정표 역할을 해온 명심보감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 욕심을 내려놓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人無百歲人(인무백세인) 枉作千年計(왕작천년계)” 즉, 백세까지 사는 사람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헛되고 부질없이 천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의미의 가르침이다.

명심보감은 “知足者貧賤亦(지족자빈천역락) 不知足者富貴亦憂(부지족자부귀역우)” 즉, 족함을 아는 자는 빈천한 상황 속에서도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과욕을 부리며 족함을 모르는 자는 부귀한 환경 속에서도 근심에 휩싸인 채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는 가르침도 전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는 일 없이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삶과 관련, 사서의 하나인 중용(中庸)은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역설하고 있다. “素富貴(소부귀) 行乎富貴(행호부귀), 素貧賤(소빈천) 行乎貧賤(행호빈천), 君子無入而不自得焉(군자무입이부자득언). 즉, 군자는 부귀한 상황 속에서도 겸허한 마음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빈천할 때도 처한 현실에 대한 불평불만이나 움츠림이 없는 가운데 최선을 다하니, 군자는 어떠한 상황 속에 놓여도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함이 없다는 의미의 가르침이다. 이처럼 그 어떤 욕심도 부리지 않고 처한 현실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적고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누일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런데 욕심부리지 않는 아름답고 행복한 무욕(無慾)의 삶을 사는 것이 그리 쉽지만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 까닭은 첫째, 욕심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달콤한 이득에 눈이 멀어 선뜻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어느 정도의 선을 넘는 것이 욕심인지 꿰뚫어 볼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과욕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는 앞차와의 충돌을 피하려고 브레이크를 밟듯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욕심을 버리는 계행(戒行)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리고 어느 선을 넘는 것이 욕심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지혜를 밝혀야 한다. 지혜는 들뜨고 흩어지고 탁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으고 맑히는 정행(定行)을 통해 절로 발현되는 것일 뿐 특별한 것이 아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과욕에 따른 그릇된 생각과 말과 행동을 근절하는 계율을 철저하게 지키는 가운데 기도나 수행 등을 통해 들뜨고 흩어지고 탁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으고 맑히는 정행(定行)에도 박차를 가함으로써, 더욱더 지혜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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