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아는 일
자기 자신을 아는 일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2.01.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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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신약성서의 내용이 예수님 가르침의 전부인가? 우리가 알고 있고, 읽고 있는 신약성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한 여러 복음서 중의 일부에 불과하다. 알렉산드리아의 교부 아타나시우스가 본인 생각에 흡족한 27권의 책만 그리스도교 경전으로 인정했고, 서기 382년 교황 다마수스 1세가 아타나시우스가 선별한 27권의 책을 신약성서로 제정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타나시우스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아리우스파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리우스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인했다고 비난받았던 알렉산드리아 교회의 사제(司祭) 아리우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그리스도교의 일파다.

아리우스는 “성자는 모든 피조물과 같이 창조되었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아타나시우스는 아리우스의 주장은 성자를 반신(半神)으로 전락시켰으며 성자만이 인간과 하느님을 화해시킬 수 있다는 구속 개념을 훼손하였다며 비판했고, 서기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아리우스의 주장은 이단으로 규정되고 배척됐다. 이로써 아타나시우스가 채택한 복음서 이외의 다른 책들은 이단 문헌으로 규정됐다. 그 후 영지주의 성향이 강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수록한 복음서들은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고, 영지주의를 이단으로 보는 문서들을 통해서만 부분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영지주의는 자신의 본성에 대한 직관적 앎을 `그노시스'라고 하며, 인간의 구원은 바로 그노시스를 통해 자신의 영적인 본성을 찾을 때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다.

영지주의를 표방하는 복음서 중에서도 예수님의 살아 숨 쉬는 영적 가르침을 온전히 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대표적 복음서인 `도마복음'에는 `믿음'이라는 말이 단 한 번 등장한다. 그것도 예수님께 제자가 질문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 쓰였다. 도마복음의 전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믿음이 아니라 `그노시스' 즉, 깨달음임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영적인 본성을 찾음으로써 우리 모두 하느님 아버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영지주의의 핵심 가르침으로 모든 사람이 부처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유다 도마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감 없이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는 총 114절로 이뤄진 도마복음 제67절에는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해도, 자기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자”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기록돼 있다. 어째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해도 정작 자기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자인가?

자기 자신을 모르는 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는 것은 전도 몽상에 따른 망언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영적인 본성을 모르면서도 우물 속 개구리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은 이제 지구촌 전역에서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자신의 영적 본성을 모르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자신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저지른 온갖 못된 짓마저 모르쇠로 일관하며 뻔뻔스럽게 상대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데 혈안이 된 자는 단죄받아 마땅하다. 특히 자신의 잘못조차 인정할 줄 모르는 자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이 되겠다며 세 치 혀로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다면 더 이상은 그 같은 자가 정치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깨어있는 눈 밝은 국민들이 앞장서서 즉시 척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새 세상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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