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반대말 무관심·청렴의 반대말 관심(?)
사랑의 반대말 무관심·청렴의 반대말 관심(?)
  • 고현호 청주시 상당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 승인 2022.01.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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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호 청주시 상당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고현호 청주시 상당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에 다니면서 공무원이 되고자 피나는 노력 끝에 2020년 꿈에 그리던 공직생활을 청주시 문의면에서 시작했다. 31년 공직생활을 하시다 명퇴하신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았기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직사회가 어떤 직장인지는 대충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막상 직장에 다녀보니 죽어라 공부하며 내가 꿈꿨던 직장 환경과 현실은 사뭇 달랐다.

청주시민의 편의는 나의 무사안일과 반비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사안일을 위해 나의 편함을 추구하자면 시민이 불편할 것이고 적극행정 실천을 위해 나의 수고로움이 더해진다면 시민들은 편해질 것이다.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시민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나의 수고로움이 행복으로 치환될 수 있도록 LEVEL-UP 시켜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이 나 스스로 나 자신을 먼저 내려놔야 할 것이다.

첫 월급 89만원! 내가 처음으로 직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노동의 대가로 받은 실수령액이다. 점심 한 끼를 먹고, 남들 다 들고 다니는 커피 한 잔 값까지 더하면 얼추 만원을 훌쩍 넘긴다. 나름 구색을 갖추고자 지출한 식비와 교통비, 기타 생활 필수 잡비를 빼면 소위 말해 남는 장사는 아니다. 그만큼 유혹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처음 공직에 입문하여 민원업무와 민방위 업무를 거쳐 회계업무를 보고 있다. 하루에도 많게는 수십 건씩, 수천만원이나 되는 돈을 누군가의 주머니로 지출하고 있다. 저 돈이 내 돈이라면? 지급되는 계좌가 내 계좌라면? 회계업무를 접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상상만 해봐야 한다. 절대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

예전에 누군가 사랑의 반대말이 뭐냐고 물어서 증오라고 대답하니 무관심이라 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었다. 공직생활 중에 떼려야 땔 수 없는 게 청렴이다. 스스로에게 한번 자문해 본다. 청렴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대다수 사람들은 부정청탁, 부패라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업무 외적으로 과도하고 쓸데없는 `관심'이라 감히 정의해본다.

청렴한 공직자가 되는 것은 의외로 심플하다. 주어진 일에 책임감을 갖고 매사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소홀히 하면서 승진, 물욕 등 쓸데없는 `관심'을 가지는 순간, 그때부터 부정청탁, 부패의 싹이 움튼다.

한범덕 청주시장께서는 청주시 공직자들에게 “인사는 자기가 한다”라고 늘 말씀하신다. 3600여명의 청주시 공무원들이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인사 부정청탁, 금품향응 수수와 같은 부패에 `쓸데없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청주시가 전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청렴도시로 유명세를 떨치지 않을까 하는 `쓸데 있는 관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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