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식이란
공정과 상식이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12.27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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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날마다 새로운 뉴스를 쏟아낸다. 국민은 하루하루 소비되는 정치뉴스를 따라가기에도 바쁘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지만 우리나라 요즘 정치만큼 바쁘게 돌아가는 시계는 없을 듯하다.

진실과 사실과 가짜가 뒤섞여 돌아가다 보니 구분도 하기도 전에 묻히고 사라진다.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선거를 치러야 하니 그럴 법도 하다.

그렇다고 국민이 정치뉴스에 휩쓸려 진위를 모르고 지나갈 것이라고 착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말하지 않는 국민 다수와 유권자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고학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사안에 따라 감성적으로 판단할 것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대다수의 국민은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기자회견은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과했지만 어떤 해명도 없이, 책임도 지겠다는 말도 없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김건희씨의 여러 의혹을 대하는 국민의 힘 태도다.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으며 출마선언을 한 윤석열 후보는 지난 26일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인터뷰에서 배우자 김건희씨 문제를 국민의 판단이라는 몫으로 돌렸다. 그것도 현장성 없는, 준비된 인터뷰에서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어느 때 보다도 공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요즘, 부인의 문제를 국민의 몫으로 돌리는 후보의 모습에서 공정과 상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가 하면 이수정 국민의 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은 27일 김건희씨 기자회견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 `진정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에서 중책을 맡았으니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일을 두둔하는 모습에 왜 정치권에 들어갔는지 의구심이 든다. “부풀렸지만 허위가 아니다”는 김건희씨의 말을 이수정 공동선대위워장은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문분야 여성들이 정치권에 영입될 때 당을 불문하고 여성들이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유가 있다. 현실적으로 소외되거나 밀려나 있는 분야에서 여성을 대변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당에 전달해 좋은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정당의 입장에 따라 자기 신념과 철학마저 바꾼다면 지지할 이유가 사라진다.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이 김건희씨 문제에 대해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일이라며 당에 강력하게 사과를 주문했다면 오히려 국민의 힘의 당내 변화에 주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의 후보라는 이유로 제 식구 감싸는 방식으로 문제를 축소하고 왜곡하는 발언에 대해 여성 유권자로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정과 상식이란 말에는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의 잣대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신자본주의로 치달으면서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의 불공정한 구조가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공정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지고 있다. 가난과 부자가 다르고, 권력자와 권력이 없는 자에 대한 기준이 달랐던 우리 사회구조에 대해 국민이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대통령 후보도 피해갈 수 없다.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후보답게 더 엄격한 검증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공정과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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