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리스크에 끌려가는 선거
가족 리스크에 끌려가는 선거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1.12.19 19: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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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
권혁두 국장

 

연산군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쿠데타 세력에 의해 옹립된 중종은 “폭군에게 부역하던 역적의 딸을 국모로 둘 수 없다”는 권신들의 압력을 받았다. 연산군의 이복동생인 남편이 왕위에 오르면서 졸지에 왕비가 된 단경왕후는 반정세력의 회유를 거부하다 살해 당한 좌의정 신수근의 딸이었다. 신수근은 연산군의 처남이기도 했다. 반정공신들의 입장에서는 훗날 아버지의 복수를 꾀할지도 모를 왕비를 그대로 자리에 둘 수 없었을 터이다. 중종은 처를 내치라는 신하들의 협박에 곧바로 굴복했고, 단경왕후는 책봉된 지 7일만에 궁에서 쫓겨나는 비운을 당했다. 해서 중종에겐 출세와 안위를 위해 서슴없이 조강지처를 버린 비정한 남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혀 전전긍긍 하는 모습을 보다 생각난 일화다. 김씨와 관련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드러난 교수 지원과정에서의 경력위조 의혹은 파장이 클 전망이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청와대 등 권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장관과 가족을 집요하게 수사했다. 당시 공분을 샀던 조 전 장관 가족의 혐의가 인턴증명서와 대학표창장 위조 등으로 대표되는 입시비리 문제였다. 이 혐의들은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금 드러난 김씨의 경력위조 의혹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윤 후보는 사과했지만, 앞서 구차한 논리로 아내를 방어하는 모습은 윤석열의 본질을 의심케 했다. 그가 그토록 외쳐온 공정과 정의의 구호는 울림을 잃을 공산이 높아졌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따라 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던 공정의 수호자에서 `내로남불'을 일삼는 한낱 필부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대통령 아내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선을 긋고자 했지만 퍼스트레이디는 대중과 담을 쌓고 두문불출 해도 남편의 직무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검찰총장 부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통령의 외교적 의전에 동반해야 하는 역할만으로도 영부인의 품격 문제는 가벼이 다룰 사안이 아니다. 윤 후보가 아내 문제를 정리하며 어떤 역량과 품성을 보일 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더 이상의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한줌 숨김없이 해명하고 진솔하게 사과하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 `가식이 없는 사람'임을 강조해온 김씨 본인이 가식없는 해명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다음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중종시대 처럼 비정한 남자가 될 수있는 세상도, 그런 비정을 용납할 세상도 아니다.

마침내 반전 카드를 잡았다며 김씨의 경력위조 문제에 화력을 집중시킨 민주당의 쾌재도 오래가지 못했다. 곧이어 드러난 이재명 후보 아들의 일탈도 만만찮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상습 불법도박은 의혹 수준을 넘었고 성매매 의심까지 받고있는 처지다. 이 후보의 사과는 빨랐지만 제가(齊家)에 실패한 사람에게 치국(治國)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이미 유권자들은 대장동 게이트와 고발 사주 같은 의혹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있는 후보 본인들에게 신물이 난 상태다. 이젠 가족들의 비리까지 셈해가며 피장파장인 도토리들의 키를 재야한다. 상대를 물어뜯을 구실 찾기에 혈안이 된 싸구려 선거판이 된 탓에 세간에는 이번 대선이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자조섞인 한탄이 나온다. 두 후보께 재차 권하건 데 유권자들의 깊어진 실망감과 피로감, 불안감을 헤아리기 바란다. 그런 다음에 감당할 수 없는 자리를 탐하는 과욕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 볼 일이다. 진정한 성찰을 한다면 유권자들에게 행할 최소한의 도리가 무엇인지 답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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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s 2021-12-19 19:51:18
김건희 씨 윤 후보 힘 내고 ... 화이팅 하소 ~
크게 멀리 바라보고 가소 ~
코리안 드림 및 성장 안정 국민복지 ... !!

과대 포장은 문제이나 위조 입학 등... 보단 낫소 ~
각종 의혹 공격에 얼마나 마음 힘들겠소? 이 또한 지나가리니 ...

7만원 건보료 관련 한마디 하겠소 !
그건
현행 법 체계의 문제
~
지역 가입자는 재산 기준 !
월급 받으면 급여 기준 !

나도 실업자 되면
오히려
건보료 가 올라서
공단에 따져도 소용 없데 ~
현행 법 이 그렇다고 ;;

윤후보 와 부인 김건희 씨
소신있고 듬직한 남편 과 미모 아내의 내조 부럽소 ~

추가로
60억 자산가 가 술 따르는 경우 봤소?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
그리고
민주당 정권의 엉터리 종부세 에 대해 한마디 더 하것소 !
#
납세 거부 !!!
최저 임금 내가 국민2% 종부세 ?!!

* 다주택 6억(7억) -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