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스마트팜 이야기, 기후변화와 작물 변화
좌충우돌 스마트팜 이야기, 기후변화와 작물 변화
  • 윤인기 (주)두성기업 대표이사
  • 승인 2021.12.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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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기 (주)두성기업 대표이사
윤인기 (주)두성기업 대표이사

 

언론 매체로부터 이따금 들려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농가에 대한 소식이 있다. 우리나라 기후에는 맞지 않은 열대작물을 키워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신기해 할 것이다. 어쩌면 그중에서는 귀농에 대한 부푼 꿈을 꾸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안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1월 27일 뉴스 보도에서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농가의 피해를 다루었는데 다시금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뉴스에서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바나나를 1200평 면적에서 800그루 정도 규모로 재배하는 농장이 소개되었다. 농장이 위치한 곳이 제주도 혹은 남부지역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예상과 달리 내가 사는 청주시보다 북쪽인 경기도 안성이었다.

작물별로 선호하는 기후에 따라 안내되어오던 작물 재배 한계선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사과는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지역의 특산물이었으나 지금은 강원도의 사과가 최상품이 되었고 고품질의 인삼 재배지 역시 충청남도 금산에서 강원도 철원, 양구로 올라갔다. 반대로 말하자면 기존의 생산지에서는 더 이상 이전만큼의 수확을 할 수 없는 기후 환경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우박, 냉해 등의 이상기온에 수확량은 반 토막이 났으며 이전보다 더 심한 병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우리네 농업의 현실이다. 수확 철이 지났음에도 키가 자라지 않고 낱알이 맺히지 않아 수확을 포기하는 논이 셀 수 없으며 나무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조직이 검게 변하고 서서히 말라가는 과수 화상병이라는 병이 번져 그루째로 매몰하는 배 밭을 셀 수가 없다.

`기후가 바뀌면 다른 작물을 키우면 되지 않느냐.'라는 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시도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작물별로 지역의 기후에 맞는 정부보급종을 선정하여 보급하고 있으나 환경변화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은 어렵다.

농업에 있어 향후 무엇을, 어떻게 일구어 나가야 하는지 예측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그런 고민의 주기가 더 짧아지고 난이도는 더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우리의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인 것을 직시해야만 한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우리 옛 속담처럼 우리 농민의 설 자리가 없어진 뒤에는 스마트팜, 선진농업으로의 길도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국가와 기업 그리고 농민이 힘을 모아 앞으로의 우리 농업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어 빠른 대처로 우리의 식량 안보를 굳건히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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