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와 일회용 폐기문화의 재고
편의와 일회용 폐기문화의 재고
  • 윤창로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팀장
  • 승인 2021.12.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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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로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팀장
윤창로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팀장

 

플라스틱을 먹은 바닷새와 해양 동물은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로 배가 가득 차 소화장애를 앓거나 질식해 죽는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바다 오염은 생태계 먹이사슬을 파괴하여 결국 인간의 생명도 위협한다. 현재 지구상의 바다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져 있을까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속도대로라면 다가오는 2050년에는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보다 썩지 않고 적체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플라스틱과 비닐의 부정적 측면을 잘 알면서도 생산이 저렴하고, 편리하며, 영구적이고 만능 용도를 충족시켜주는 이 소재를 여간해서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해온 원유를 주원료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며 주로 편의를 위해 임시로 사용되었다가 재빨리 버려진다. 그렇게 무심코 버려진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는 썩지 않고 생태와 환경을 오염시킨다. 플라스틱과 비닐이 지닌 이 모든 장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환경에 해악을 줄이자는 인식에서 바이오플라스틱이 주목받게 되었다.

바이오플라스틱이란 무엇을 뜻할까? 자연에서 얻은 원자재를 플라스틱 제조에 첨가한 바이오베이스(biobased) 플라스틱과 다 쓰고 나서 폐기되면 자연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뜻한다. 플라스틱과 비닐은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제조한 탄화수소 합성물을 원료로 생산된 반면, 바이오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비롯되었다. 재생 가능한 원자재, 예를 들면 사탕수수, 우유, 밀, 생고무, 도축장 폐기물 등에서 도출해낸 생물 고분자물질(biopolymer)을 이용해 석유화학 플라스틱과 아주 유사한 견고하고 조형이 쉬운 바이오플라스틱을 제조해낼 수 있다고 한다.

바이오플라스틱은 기존 화학 플라스틱을 대체할 안전한 대안일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버려진 화학 플라스틱 병이나 일회용 기저귀 하나가 썩어 분해되려면 약 450년이 걸린다고 한다.

특히 바이오플라스틱은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예컨대 온도가 높을수록 분해 속도가 빨라지고 습기가 너무 많으면 분해가 잘되지 않는다. 또 바이오플라스틱 용기나 봉지는 부패하는 과정에서 표준 플라스틱보다 온실가스(메탄, 이산화탄소 등)를 더 많이 방출하여 대기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고 더 높은 온도(섭씨 70도가량)를 가해야 분해된다. 재활용 업체가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공정을 거치려면 특수 기술과 시설이 필요하고, 자연히 추출 과정에서 더 많은 공해 요소가 발생하고 재활용 비용도 높아진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과연 우리는 플라스틱 소재의 저주로부터 자유로워져 생태계 파괴를 줄이고 모든 생명체에 무해한 대체 소재를 발굴해낼 수 있을 것인가? 바이오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할까? 과학기술이 인류가 봉착한 환경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쉽게 사서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편의와 일회용 폐기 문화를 재고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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