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부여나성 축조기술 첫 확인
백제 부여나성 축조기술 첫 확인
  • 이은춘 기자
  • 승인 2021.12.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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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발굴조사서 잔존상태 양호 60m 성벽 발견
자연 퇴적 원지형 기반 평탄화 기초공사 흔적도

 

백제 사비도성의 외곽 시설물인 부여나성(북나성) 축조기술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확인됐다.

부여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의 허가를 받아 추진 중인 `부여나성(북나성) 10차 발굴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6일 오후 2시 30분 발굴현장에서 공개했다.

부여나성은 도성의 북동쪽 방비를 담당하고 도성 내·외부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사비 천도(538년) 전후에 축조된 것으로 확인돼 사비도성이 계획도시였음을 알려주는 주요 핵심시설로 평가받는다.

부여나성(북나성) 발굴조사는 북나성에서 부소산성으로 이어지는 성벽의 진행 방향과 축조 양상을 규명하기 위해 2021년 4월부터 실시됐다.

지난 7월에는 북나성에서 처음으로 문지가 확인돼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에 조사단은 북문지의 존재와 함께 잔존 상태가 양호한 약 60m의 성벽을 확인했다.

북나성 성벽을 축조하기 위해 자연 퇴적된 원지형을 기반으로 새롭게 흙을 깔아 평탄화 기초공사를 한 흔적도 드러났다.

하천변의 저습하고 연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하려고 판판한 돌을 넓게 깔거나 산사토 덩어리들을 섞어 대지를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벽은 잘 다져진 대지 위에 돌을 가공해 외벽면을 쌓고 내측에 흙을 5~10㎝ 두께로 산처럼 쌓아 만들었다.

저습한 연약 지반에서 성벽의 하중을 견디도록 석축 단면을 사다리꼴로 쌓아 안정감을 줬다.

토축부에서는 성벽 진행방향에 따라 315~512㎝ 규모로 흙을 쌓은 공정 단위가 확인돼 눈길을 끈다.

특히 토축부 공정이 구분되는 지점에 따라 석축부의 축조 형태가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돼 성벽의 유기적인 축조 공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확인된 성벽의 잔존 높이는 최대 2m, 성벽 폭은 최대 14.2m다. .

성벽 내측 토축부에선 개배(뚜껑있는 접시), 직구소호(입구가 곧게 뻗은 작은 항아리) 등의 유물이 출토돼 성벽 조성이 6세기 중엽 쯤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조사가 진행된 북나성 일대는 가증천이 백마강과 합류되는 지점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포구인 북포(北浦)로 비정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북문(北門)의 존재가 확인되며 육상과 수로를 연결하는 백제 사비기 교통체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성과가 매우 크다는 평이다.

/부여 이은춘기자
yflee5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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