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팜으로 위기 극복
스마트 팜으로 위기 극복
  •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 승인 2021.11.23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윤인기 ㈜두성기업 대표이사

 

지난 10월 기존 농가에 보급된 시설을 이용하여 스마트 팜으로의 진입을 보다 쉽게 이룰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던 중 대전광역시에 있는 꿈엔들 농장과 연결이 되어 견학하게 되었다.

꿈엔들 농장은 1세대 혹은 2세대로 볼 수 있는 스마트 팜 시설이다. 초반에는 미나리, 쌈 채소 등의 작물로 시작하였고 현재는 화훼재배로 전향한 농장이었다. 수익이 발생하면 온실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제어 기능이 추가될 것을 고려하여 여분의 배선을 준비해둔 형태로 우리가 생각했던 스마트 팜의 세분화 및 모듈방식과도 흡사한 형태였다.

현재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 타 스마트 팜 시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느끼는 바가 참 많았다. 시설원예 강국인 네덜란드의 회사, 프리바의 솔루션은 유리온실을 제어하는데 특화가 되어 있으나 3000평의 농장을 관리하는데 1억원이라는 고가의 비용이 발생한다. 작물에 따라 유리온실이 필요할 수는 있겠으나 유리온실은 설치비용면에서도 일반 농가에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온도차이로 인한 파손이 잘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평당 40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 섬유유리프레임(FRP) 온실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정보도 얻게 되었다.

원격제어를 이용하여 노동력이 절감되었다 해도 결국 사람 손이 닿아야 하는 것이 농업인지라 작물에 대해 고민이 참 많았다고 한다. 1인 운영이다 보니 농장일 말고도 영업 등 외부일정을 혼자 소화하기에 쌈 채소 등의 작물은 적합하지 않아 보다 손이 덜 가는 화훼류로 전향하였고 만족할 만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일이나 그렇듯 모든 것은 순탄하지 않은 법. 화훼시장 역시 2019년 코로나 발생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각종 행사가 축소, 취소되는 상황에서 꽃 소비량도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그 중 가장 줄어든 것은 꽃다발로 만들어져 소비될 절화류였고 그래서 꿈엔들 농장은 절화류가 아닌 화분채로 재배하여 개화시기에 출하하는 화훼류(튤립, 국화, 라넌큘러스, 데모르, 사피니아, 메리골드, 채송화 등)로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었다.

꿈엔들 농장이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앞으로의 농업은 작물의 시세와 소비유형을 빠르게 확인하여 즉각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농작물의 가치는 그 해의 환경에 좌우되어 흉작이라면 가치가 높아도 판매할 수량이 부족하고 풍작이라면 가치가 너무 떨어져 수확하지 않고 갈아엎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는 스마트 팜을 이용하여 독립된 환경을 조성하여 풍성한 수확을 하더라도 똑같이 발생하는 일이지 않을까?

스마트 팜 보급이 활성화되어 양질의 작물이 전국의 많은 스마트 팜에서 재배되어 시장에 나온다면 결국 판매수익은 내려가기 마련일 것이다. 그렇기에 스마트 팜은 하나의 작물만 생각하고 큰 시설과 고가의 설비를 적용하는 방향이 아닌 통제할 수 있는 규모의 시설 안에서 언제든 작물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범용성 역시 갖추는 것을 목표로 두어야 할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땅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마트 팜을 꿈꾸고 있지만 어쩌면 더 예민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인, 시장의 원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