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 은행은 이자파티
치솟는 물가 … 은행은 이자파티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11.18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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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월급만 빼고 안 오른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물가상승이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김장용 배춧값은 지난해보다 40% 이상 올랐다. 유가와 외식비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김장철을 맞은 김장 식자재는 물론 라면, 빵, 과자, 삼겹살까지 들썩이고 있다. 외식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젠 공공요금까지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오름세로 인해 위드코로나에도 불구 혼밥족,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농담이 나오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인한 고물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당분간 이런 물가상승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정부가 물가를 잡아보려 애를 쓰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유가만 해도 그렇다. 지난 12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되면서 ℓ당 △휘발유 164원 △경유 116원 △액화천연가스(LPG)와 부탄은 40원씩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은 지역에 따라 ℓ당 1600원대에서 1700원대를 넘나는 들고 있어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 정부 대책은 서민들이 체감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물가상승 모드 속에 은행권은 이자파티 중이다.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급등한 반면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 탓에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객 보호는 뒷전이고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은행권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1년 기준 0.55~0.95%다. 최고우대금리 적용의 경우에도 1.55%에 불과하다. 반면,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예대금리 차이는 은행들의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 예금금리에 소극적이다 보니 은행들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이다. 은행들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저원가성 예금으로 예치된 금액이 충분하기에 예금금리 인상 필요성이 없다고 한다.

은행권의 이자파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밝힌 만큼 대출금리는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물가와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이었지만 은행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은행이 배불리는 상황에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들은 그만큼 타격을 입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끌·빚투족만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빚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은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민 가계를 옥죄이는 대출금리 상승을 제어할 마땅한 방안도 없는 모양이다. 정부마저도 대출금리 상승과 관련 직접적인 개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각종 지원금이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물가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다시 할 모양인데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사는 서민들에게 크게 와 닿을지 모르겠다.

그토록 기다렸던 보통의 날들이 시작됐지만 대책 없는 물가와 대출금리 상승에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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