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휴가
백신 휴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11.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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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너무 성급했나.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을 대폭 완화하면서 시행한 1단계 `위드 코로나(With Covid19)'가 시기 상조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면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이전인 지난달 1000여명 대에서 머물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시행 후인 이달들어 급증하고 있다.

첫날인 지난 1일 1589명이었으나 이튿날부터 곧바로 2600명대로 치솟기 시작, 지난 13일까지 단 이틀만 빼놓고 2000명대를 웃돌았다. 평균 1000여명대 이하였던 10월 이전보다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위중증 환자 수도 최다치를 기록중이다. 13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485명으로 사흘 연속 최다를 기록했다. 신규 사망자 수 역시 32명으로 지난 1월 8일 35명 이후 최다 규모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말 즈음 백신 접종률이 80%에 육박하면서 위중증률과 사망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11월 1일을 위드 코로나 시작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되레 확진자 수와 함께 중증환자 수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방역 당국과 의학계는 이같은 원인을 거리두기 규제 완화보단 백신 예방 효과의 감소로 분석하고 있다. 부스터샷(추가접종)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추진단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부스터샷 간격 단축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현재 방역 당국이 애초에 정한 부스터샷 간격은 2차 접종 후 6개월 이후다.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증가는 물론 돌파 감염 및 위중증 환자 수가 늘어나자 접종 간격을 1개월 더 단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 등에서 출시된 백신들은 접종 완료 후 3개월 이후부터 면역 효과가 서서히 줄고 6개월 후엔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아 및 청소년들에 대한 접종률을 높이는 것도 또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초중생들의 등교 수업이 정상화한 상황에서 전국 학교 곳곳에서 학생들의 신규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15일 사이 충남 천안에선 독서실에서 수능시험 공부를 하던 수험생 20명이 무더기 확진을 받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방역 당국이 15일부터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50대 연령층과 50대 미만 기저질환자로 확대했다. 또 18~49세 중 우선 접종 직업군에도 부스터샷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손에 잡히는 것 같았던 일상으로의 회복을 놓지지않기 위한 필연적인 처방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위드 코로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뉴스가 지난 주말에 나왔다. 일반 직장에서 코로나19 백신 휴가를 제대로 주지 않거나 유급휴가를 주지 않아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뉴스다.

실제 한 노동자단체가 제보를 접수한 결과 공기업을 제외한 상당수의 일반 중소기업 종사자들이 유급 휴가 혜택을 받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4월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휴가 제도를 도입하면서 일반 민간 직장에서의 유급 휴가를 의무화하지않은 때문이다. 첫 시행 단계에서 잘 못 꿰어진 단추, 이제라도 바로 잡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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